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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장 선언 직후 터진 재무 위기 부채비율 252%·영업손실 4배 급증

코스닥 상장사 마이크로디지탈이 2025년 상반기 92억 3,4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 연결·별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자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재무 위기가 터지면서, 기술력과 생존 가능성 사이의 간극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8월 31일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6억 6,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63억 9,600만 원) 대비 42.8% 급감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24억 9,400만 원에서 92억 3,400만 원으로 약 4배 가까이 불어났으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23억 3,400만 원에 달했다.
감사인 의견거절의 직접적 배경은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다. 부채비율이 252.98%까지 치솟은 가운데, 영업활동 순현금유출이 지속됐고 전환사채권자와의 약정에 따른 기한이익 상실 조건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환사채 기한이익 상실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닥 거래 정지나 상장폐지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취약성이 더 뚜렷하다. 사업 부문별로는 바이오메디컬(BM)이 21억 원(57.3%)으로 가장 많고, 바이오프로세스(BP)가 7억 9,400만 원(21.7%), 기타 소모품·상품이 7억 6,900만 원(21.0%) 순이다. 지역별로는 내수가 26억 1,700만 원(71.5%)으로 수출(10억 4,400만 원, 28.5%)을 크게 앞서, 해외 판로 개척이 절실한 구조임을 보여준다.
북미 사업 전략과 재무 현실의 간극
마이크로디지탈은 미국 산업재 기업 파커하니핀(Parker Hannifin)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체 개발한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브랜드 '옵텍(OrbTec)'의 북미 상업 공급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시장은 2026년 약 54억 달러에서 2031년 약 95억 8,000만 달러(약 12조 원) 규모로 연평균 12.0% 성장할 전망이며, 북미 시장이 전 세계 수요의 약 36%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기조 속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산 장비를 배제하고 우방국 파트너를 찾고 있어, 한국 바이오 장비 기업에 구조적 반사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험 신호로 작용한다. 파커하니핀이라는 글로벌 영업망을 확보했음에도, 장기 공급 계약을 안정적으로 이행할 단기 유동성이 뒷받침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AI 신사업, 아직은 '검토' 단계
회사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AI 기반 바이오 공정 플랫폼 개발·판매업 등 8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기술 고도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신규 사업 대부분은 시장성 검토 단계에 머물러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회사 스스로 밝혔다. 재무 위기 상황에서 아직 수익화되지 않은 신사업을 추가한 것은, 투자자 신뢰 회복보다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는 위기 대응책으로 인력 조정을 통한 고정성 인건비 축소, 비용 절감, BM 장비·소모품 판매 확대, BP 북미사업 추진, 유상증자 등을 제시했다. 보고기간 이후인 8월 20일에는 사채권자와의 합의에 따라 제2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권면금액 6억 원)를 6억 3,900만 원에 조기 취득했다. 이는 기한이익 상실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자구안의 방향성 자체는 맞지만, 유상증자가 주주 희석을 동반하고 인력 조정이 핵심 기술 인력 이탈로 이어질 경우 북미 사업 추진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마이크로디지탈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면서도 기술 역량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느냐가, 글로벌 바이오 장비 시장에서의 생존과 도약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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