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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테마'로 주목받았지만 의견거절·CB 발행 논란 겹쳐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켐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77억 8,983만 원, 영업손실 44억 9,460만 원, 당기순손실 57억 6,081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3% 감소했고, 순손실은 24억 6,448만 원에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별도 기준 순손실은 115억 1,078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 905만 원 대비 적자 규모가 수십 배 수준으로 급격히 커졌다.
아이티켐은 의약품 중간체·원료의약품(API)과 OLED용 전자재료를 생산하는 정밀화학 소재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의약품원료 부문 매출이 139억 1,400만 원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고, 전자재료(OLED)는 60억 4,800만 원으로 22%를 기록했다. 상장 당시에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원료의약품 공급망에 참여한다는 기대감을 등에 업고 2025년 8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의견거절과 400억 원 CB 발행의 충격
그러나 상장 첫해인 2025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619억 원을 올리면서도 영업적자 18억 원, 당기순손실 143억 원을 기록하며 상장 직전 연도의 흑자에서 곧바로 적자로 전환됐다. 결정적인 충격은 202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나왔다. 외부감사인인 우리회계법인은 "자금거래 및 자산 취득과 관련된 내부통제 절차 운용이 미흡하고, 특수관계자 거래의 식별 및 통제 절차 운영이 미흡하여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내렸다.
이 의견거절은 단순한 실적 부진이 아니라 회사 내부통제와 자금 흐름 자체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투자, 공사대금 지급, 특수관계자 자금 거래 등 핵심 항목에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외부에서 자금 흐름을 검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주권은 지난 4월 3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타이밍이다. 아이티켐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기 불과 한두 달 전인 2026년 2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 직후 회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상장 주관사인 KB증권의 부실 심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개선기간 부여, 그러나 생존 가능성은 불투명
아이티켐은 4월 24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2027년 4월 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회사는 8월 6일 회계법인과 2025년 사업연도 감사계약을 체결하고 재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 3건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가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금 횡령이나 불투명한 자금 흐름과 연관된 '의견거절'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회계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개선기간 동안 내부통제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내야 하지만, 특수관계자 거래 등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 이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코스닥 퇴출 기조 강화, 시장 전체의 문제
아이티켐 사태는 개별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2025 회계연도 결산 시즌 기준으로 아이티켐을 포함해 코스닥에서만 22개 기업이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2026년 8월에는 주가 및 시가총액 미달을 이유로 36개 종목이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등 퇴출 기준이 전반적으로 엄격해지는 추세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를 통해 부실기업 퇴출이 가속화되면 코스닥 시장 전체의 실적이 개선되고 지나치게 높았던 밸류에이션이 해소되어 지수가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장에 1,353개 사가 신규 상장했으나 상장폐지된 기업은 415개에 그친다는 통계는, 부실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적체돼 왔음을 보여준다.
까다로운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고도 상장 1년이 채 되지 않아 내부통제 문제로 퇴출 위기에 놓이는 상황은 IPO 심사의 신뢰도와 주관사 책임 소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남긴다. '마운자로 테마'라는 글로벌 공급망 편입 호재 하나만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아이티켐의 추락은, 상장 전 내부통제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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