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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뇌 오가노이드로 알루 매개 유전자 결실 기전 밝혀 아밀로이드베타 10배 증가…아연·골지체 축이 치료 표적

영장류에만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가 치매 관련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29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아졸라이프사이언시스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이미옥·미영 손 박사팀은 인간 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알루(Alu) 요소'가 매개한 유전자 결실이 신경 손상과 치매 관련 신경퇴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혀냈다.
알루 요소는 인간과 원숭이 등 영장류에만 있는 짧은 DNA 서열로 인간 게놈의 약 10%를 차지한다. 두 알루 요소 사이에서 비정상적 재조합이 일어나면 그 사이의 유전 정보가 삭제될 수 있다. 쥐에는 알루 요소가 없어 그동안 이런 변화가 인간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유전성 경직성 하반신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SPAST 유전자에 주목했다. SPAST 유전자에 큰 결실이 생긴 일부 환자는 운동 증상뿐 아니라 인지 저하와 치매까지 겪지만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모방해 SPAST 엑손 17에 결실을 가진 줄기세포로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그 결과 결실된 SPAST 유전자가 인접한 SLC30A6 유전자와 비정상적으로 연결되며 융합 전사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정상적 연결은 골지체에 있는 아연 수송체 ZnT6의 수치를 정상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ZnT6가 줄자 아연이 세포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며 세포 내 아연 균형이 깨졌고, 단백질과 지질을 처리·운반하는 골지체가 조각나는 현상이 동반됐다.
이런 변화는 뇌 오가노이드에서 신경퇴행성 이상으로 이어졌다.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은 대조군보다 약 10배 증가했고, 세포자멸사 신경세포는 약 4배 늘었다.
연구팀은 새로 확인된 경로에 개입하면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는지도 시험했다. 아연 특이 킬레이터로 과잉 세포 내 아연을 줄이거나 골지체 파편화를 막자 골지체 구조가 회복되고 아밀로이드베타 수치가 감소했다. 지질 이상 등 다른 병리적 특징도 완화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뇌에서 비정상적 ZnT6 발현과 골지체 파편화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RNA 분석이 가능한 환자 표본 2개 중 1개에서는 뇌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유형의 비정상적 SPAST–SLC30A6 융합 전사체가 발견됐다. 다만 표본 수가 적어 이 기전이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미옥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간 특유의 DNA 구조에서 비롯된 유전자 변이가 아연 균형과 골지체 기능을 교란해 궁극적으로 치매 관련 신경퇴행을 유발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새로 확인된 연관성이 치매와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의 기전 이해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 타기티드 테라피'(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지난달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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