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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지분, 0.04%→0.23% 확대 GV1001, FDA 희귀의약품·패스트트랙 동시 획득

젬백스앤카엘 김기호 대표이사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해 약 1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회사에 수혈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1일 보통주 8만 6,527주를 주당 1만 1,557원에 취득했으며, 이로써 보유 주식은 기존 1만 6,124주에서 10만 2,651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0.04%에서 0.23%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는 코스닥 상장법인으로 발행주식 총수는 4,426만 9,203주다.
이번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지분 확대가 아니라 대규모 자금 조달 국면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젬백스앤카엘은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및 상업화 준비를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대규모 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동반하는데, 최대주주 측과 대표이사가 제3자배정 증자에 직접 참여한 것은 내부에서 임상 데이터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읽는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 유래 펩타이드 물질로, 원래 항암제로 개발됐다가 뇌의 면역 환경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는 기전이 확인되면서 알츠하이머병(AD)과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인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제로 용도 변경됐다. 2025년 5월 미국 FDA로부터 PSP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은 데 이어, 2026년 5월에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까지 획득했다.
ODD 지정에 따라 젬백스는 임상시험 비용의 최대 25%에 달하는 세액 공제, 신약 승인 심사 비용 면제, 상용화 성공 시 미국 시장 내 7년간의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PSP는 미국 내 환자 수가 20만 명 미만인 희귀질환으로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시장을 독식할 수 있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젬백스앤카엘은 한국 식약처(MFDS)를 통해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며 유효성·안전성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FDA의 패스트트랙을 이끌어냈다.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FDA와 긴밀한 소통 속에 임상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게 됐고, 서류 준비가 완료되는 순서대로 심사받는 '롤링 리뷰(Rolling Review)'도 가능해졌다.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신약 승인 시기가 크게 단축될 수 있다.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은 루게릭병(ALS) 동물 모델 연구에서 GV1001이 운동 기능을 향상시키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며, 알츠하이머와 PSP를 넘어 루게릭병으로의 임상 진입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젬백스앤카엘은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환경 제어 필터를 제조하는 기업이 본업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고위험·고수익 구조인 글로벌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이 점은 바이오 사업의 현금 소모를 본업이 일부 완충해 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본업과 신약 개발 모두에서 자원이 분산된다는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지속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희석 부담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임상 3상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다국적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 수출(License-out)이나 공동 개발 파트너십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알츠하이머 및 희귀 뇌질환 치료제는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영역인 만큼, 임상 성패 여부가 기업 가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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