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적자 속 985억 원 자금 조달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 협력 가속

인벤티지랩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5억 6,843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억 3,443만 원) 대비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도 186억 6,894만 원으로 전년 동기(134억 2,673만 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그럼에도 회사는 같은 기간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전환우선주를 통해 총 984억 5,000만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현금을 6배 이상 불렸다.
3월 한 달 동안 제4회차 전환사채 372억 5,000만 원, 제5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85억 원, 제8회차 전환우선주 527억 원을 잇달아 발행한 결과다. 반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5억 9,485만 원으로, 전기말(144억 6,802만 원)에서 불과 반 년 만에 급팽창했다. 당기순손실이 32억 9,951만 원으로 전년 동기(84억 4,444만 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금융수익 증가 덕분이다.
■ 큐라티스 인수로 완성한 CDMO 인프라
이 자금이 단순한 운영 자금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인벤티지랩은 올해 초 종속회사 큐라티스의 지분 약 40%를 약 250억 원에 인수하며 충북 오송에 위치한 GMP 인증 바이오플랜트를 확보했다. 큐라티스는 올해 7월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9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했고, 감자 후 총 발행주식수는 1,282만 7,753주로 줄었다. 인벤티지랩은 큐라티스의 자본 잠식 해소를 위해 1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액 의무 전환하는 방식으로 재무 지원도 병행했다.
인벤티지랩의 마이크로플루이딕 기반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과 지질나노입자(LNP) 제조 기술에 큐라티스의 오송 공장이 결합하면서, 'mRNA 합성→LNP 제형화→완제 충전'을 아우르는 통합 CDMO 생산 체계가 갖춰졌다. 회사는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반기부터 비만약 장기지속형 주사제 상업용 임상 시약 생산 등 CDMO 매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별도 기준 매출이 47억 4,760만 원으로 집계된 점도 연결 기준과의 차이를 고려할 때 자회사 관련 손익이 연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 베링거인겔하임과 두 번째 계약, 기술력 검증
인벤티지랩은 대웅제약, 종근당, 유한양행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글로벌 빅파마 베링거인겔하임과는 2024년 9월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5년 11월에는 두 번째 물질이전계약(MTA)을 추가로 맺었다. 베링거인겔하임 측의 선제적 제안으로 이뤄진 두 번째 계약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기술수출 본계약이 가시화될 경우 최소 1조 5,000억 원 이상의 대형 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인벤티지랩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매일 또는 매주 투여해야 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1~3개월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전환하는 기술(IVL-DrugFluidic)이다. 2026년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된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1개월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IVL3021)는 동물모델에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반복 투여군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약물 중단 후 요요현상 억제 가능성도 확인됐다. 2개월 지속형 티르제파타이드(IVL3024)는 초기 과다 방출 부작용 없이 안정적인 혈중 농도를 2개월간 유지했다.
현재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은 잦은 투여 주기와 복약 순응도 저하가 성장의 걸림돌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벤티지랩이 장기지속형 주사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이 미충족 수요를 직접 공략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회사는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핵산 치료제용 맞춤형 LNP AI 기반 디지털 자동화 공정 시스템 개발' 국책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약 85억 원의 정부 지원도 확보한 상태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서 상업화 기업으로의 전환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영업손실 폭이 전년보다 확대된 만큼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의 속도가 재무 건전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에서 주사형 진통제로 무게추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