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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항암제 내성 환자, 생존 기간 9~12개월 불과 MACIR 억제 시 암세포 민감도 크게 상승 확인

중국 베이징대 왕웨이빈·왕자둥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PNAS를 통해 DNA 손상 복구를 조절하는 단백질 MACIR(C5orf30)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단백질이 암세포의 DNA 복구를 돕는 핵심 조절자로 작용하며, 이를 억제할 경우 난소암 세포가 백금 기반 항암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난소암 치료의 최대 난제인 '백금 항암제 내성' 극복의 분자 생물학적 실마리가 처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난소암은 전 세계 여성 암 사망률 최상위권에 위치한 치명적인 질환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전체 환자의 70~80%가 3기 이상의 진행성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된다.
수술과 1차 백금 항암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의 약 70~80%가 3~5년 내 재발하며, 이 중 약 16.9~20%는 치료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백금 내성 난소암(PROC)'으로 진행된다. 백금 내성이 발생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4.75개월, 전체 생존기간은 9~12개월에 불과하다.
■ RAD51 복합체와 MACIR의 관계
난소암의 1차 표준 치료인 백금 기반 항암제(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등)는 암세포 DNA에 교차결합 손상을 입혀 사멸을 유도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상동재조합(HR)'이라는 자체 DNA 복구 시스템을 가동해 생존하며, 이 과정에서 RAD51 단백질 복합체가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베이징대 연구진이 규명한 MACIR은 바로 이 RAD51 복합체의 해체를 촉진하는 조절 단백질이다. 즉, MACIR이 활성화되면 암세포는 DNA 손상을 더 효율적으로 복구해 항암제의 공격을 버텨낸다.
연구진은 소분자 억제제(화합물 8, 10)로 MACIR의 작용을 차단했을 때, 암세포가 DNA 손상을 복구하지 못하고 백금 항암제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MACIR-FIRRM-FIGNL1 복합체의 발현 수치가 높을수록 난소암 환자의 예후가 불량하다는 상관관계도 제시됐다.
■ 한국 난소암 환자에게도 직결되는 문제
한국의 난소암 발생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3,299명으로, 10년 새 31% 급증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조기 진단율이 높은 편임에도 난소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6.8%에 그쳐, 유방암(94.8%)·자궁암(89.1%)과 비교해 주요 여성암 중 가장 낮다. 국내 환자 역시 10명 중 7명이 재발과 백금 내성 문제를 겪고 있어, 새로운 치료 기전에 대한 임상적 수요가 높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재발성 진행성 난소암은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백금 내성 환자에게 효과적인 새로운 기전의 표적 치료제 개발이 전 세계 종양학계의 시급한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 신약 개발과 바이오마커 활용 가능성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실험실 수준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향후 임상 단계로의 전환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MACIR 억제 소분자 화합물을 기존 백금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본격화될 경우, 내성 환자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종양 조직 검사 시 MACIR 복합체의 발현 정도를 측정해 사전에 백금 내성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예측 바이오마커'로의 활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줄이고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를 실현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DNA 복구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PARP 억제제가 이미 난소암 치료에서 자리를 잡은 가운데, MACIR 억제 기전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차세대 라이선스 아웃 및 투자 타깃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백금 내성 난소암 시장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분야인 만큼, 관련 신약 개발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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