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WHO 지정 1순위 위협균 '아시네토박터' 제어 기대 다제내성균 8종 동시 사멸…광범위한 항균력 입증

국내 연구진이 여러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버그' 8종을 동시에 죽이는 신종 박테리오파지를 국내 담수에서 발견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세균 8종을 동시에 사멸시키는 신종 박테리오파지 '에이3676피(A3676P)'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파지는 국내 담수 환경 시료에서 분리됐다.
아시네토박터균은 폐렴, 패혈증 등을 유발하는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이 심각한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를 신약 개발이 가장 시급한 1순위 병원체로 지정한 바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국내 하천 등에서 수집한 아시네토박터 35개 균주 중 80%에 달하는 28개 균주가 다제내성균으로 확인됐다. 이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국내 환경에도 널리 퍼져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발견된 '에이3676피'는 이 다제내성균 28개 중 8종을 동시에 제어하는 광범위한 항균 능력을 보였다. 통상 박테리오파지가 1~2종의 특정 세균만 공격하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결과다.
또한 '에이3676피'는 다양한 산성도(pH 4.0~10.0)와 온도(25~45℃)에서도 높은 활성을 유지하는 등 환경 안정성이 우수했다. 세균 감염 후 약 20분 만에 증식을 시작해 숙주 세균 1개당 약 120개의 새로운 파지 입자를 방출하며 세균을 파괴하는 강력한 사멸 능력도 확인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내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속 세균에 대해 광범위한 항균 활성을 갖는 신규 박테리오파지 에이3676피 및 이의 용도'에 관한 특허를 등록할 예정이다.
김의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에 발견한 파지는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여러 종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병원 내 감염 관리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항생제를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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