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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민용 연구위원 "CDK4/6·ADC 내성 동시 극복" 10월 유럽종양학회서 임상 1상 데이터 첫 공개 신한투자증권이 큐리언트를 146억달러 규모 유방암 치료제 시장의 내성 문제를 풀 후보로 지목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일 '엄니버스#3: CDK7, HER2 재편할 루키들' 보고서에서 큐리언트가 개발 중인 CDK7 저해제 '모카시클립'을 유방암 표준치료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두 가지 내성을 동시에 겨냥하는 후보물질로 제시했다.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큐리언트 주가는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9.58% 오른 2만2300원에 거래됐다. 상한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8365억원까지 불어났다.
리포트가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CDK4/6 저해제의 한계다.
화이자 입랜스, 노바티스 키스칼리, 릴리 버제니오 등 CDK4/6 저해제 3종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46억달러로 집계됐다.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 매출 46억달러의 3배를 넘는 규모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CDK4/6 저해제를 투약한 환자의 70%가 약 40개월 안에 내성을 보인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65~75%가 이 계열 약물을 1차로 쓰는 호르몬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형이어서 내성 환자군 자체가 크다.
CDK7 저해제는 이 우회로를 한꺼번에 막는 기전으로 분류된다. CDK7이 CDK1·2·4·6의 활성을 위쪽에서 조절하기 때문에 개별 경로 하나를 차단하는 방식과 작동 층위가 다르다.
리포트가 큐리언트를 전면에 놓은 근거는 두 가지로 정리됐다.
첫째는 선택성이다. 모카시클립은 인체 내 인산화 효소 510개 가운데 CDK7만 골라 억제하는 것으로 리포트는 설명했다. 둘째는 투여 경로다. 경구제 중심인 경쟁 후보와 달리 정맥주사 방식이어서 위장관 부작용 부담이 낮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 두 특성은 병용요법 설계에서 의미를 갖는다. 부작용 여유가 있어야 다른 약물을 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가 더 무게를 둔 대목은 ADC 병용이다.
CDK7을 억제하면 DNA 손상 복구 유전자의 전사가 줄어든다. 엔허투나 트로델비처럼 토포아이소머라제-1(Topo-1) 저해제를 탑재한 ADC는 암세포 DNA를 끊어 죽이는 방식이라 복구 기능이 떨어질수록 효과가 커진다.
큐리언트가 스위스 론자와 개발 중인 이중 페이로드 ADC 'QP101'의 전임상 데이터가 이 논리를 뒷받침한다. HER2 양성 모델에서 QP101의 객관적반응률은 53.6%로 같은 용량 엔허투의 42.9%를 앞섰다. 엔허투 내성 모델에서도 항종양 반응이 회복됐다.
엄 연구위원은 "모카시클립은 CDK4/6 저해제 내성과 Topo-1 기반 ADC 내성을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후보물질"이라며 "하반기 임상 결과와 론자 및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구체화 여부가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상 일정도 리포트 시점과 맞물렸다.
큐리언트는 지난 6월 호르몬수용체 양성·HER2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모카시클립과 풀베스트란트 병용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 CDK4/6 저해제 내성 환자가 대상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카시클립과 길리어드사이언스 트로델비를 함께 쓰는 삼중음성유방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주관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으로, CDK7 저해제와 Topo-1 계열 ADC를 결합한 첫 임상이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CDK7 저해제와 TOP1 저해제 기반 ADC의 병용은 이미 탄탄한 전임상 근거를 갖췄고 이를 임상에서 처음 확인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임상 1상 용량증가 시험은 올해 1월 끝났고 2상 권장용량은 126㎎/㎡로 확정됐다. 한국과 미국 9개 병원이 참여한 이 시험의 안전성·유효성 데이터는 오는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처음 공개된다.
CDK7 계열은 초기 임상 단계에서도 대형 거래가 성사된 이력이 있다.
로슈 자회사 제넨텍은 2024년 10월 중국 레고르테라퓨틱스(Regor Therapeutics)의 CDK4 저해제 2종을 선급금 8억5000만달러에 확보했다. 당시 주력 물질 RGT-419B는 임상 1a상 단계였다.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리커전파마슈티컬스가 CDK7 저해제 'GTAEXS617'을 보유한 아일랜드 익센시아(Exscientia)를 6억88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거래로 글로벌 CDK7 개발사는 5곳에서 3곳으로 줄었고 큐리언트는 국내 유일 상장 개발사로 남았다.
큐리언트도 지난해 9월 네덜란드 시나픽스(Synaffix)로부터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을 도입했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친 총 규모는 2억4950만달러이며 대상 기술이 QP101이다.
증권사 추천이 실제 기술이전으로 이어진 국내 사례로는 리가켐바이오가 꼽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12월15일 리포트에서 리가켐바이오의 TROP2 ADC 'LCB84' 기술이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짚으며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11일 뒤인 12월26일 리가켐바이오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바이오텍과 선급금 1억달러, 총 최대 17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주가는 발표 당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유진투자증권은 이듬해 1월 목표주가를 6만7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올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4월 GSK와 최대 21억4010만파운드 규모 계약을 맺은 날 상한가로 마감했고, 11월 일라이릴리와 총 25억6200만달러 계약을 발표한 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리포트는 큐리언트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업종 의견만 유지했다.
기술이전 논의의 실체도 확인되지 않았다. 큐리언트가 현재까지 성사시킨 라이선스아웃은 결핵 치료제 텔라세벡을 비영리기구 TB얼라이언스에 넘긴 건이 사실상 전부이며, 이 계약에는 선급금이 없다.
재무 여건은 신약 개발 기업의 전형적 구조다. 지난해 매출 69억원에 영업손실 297억원, 순손실 312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액 의약품 유통 부문에서 나온다. 올해 3월말 기준 자본총계는 328억원,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을 합친 규모는 약 436억원이다.
자금은 외부 조달에 기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환사채 128억원과 신주인수권부사채 90억원을 합쳐 218억원을 조달했고, 두 사채의 전환·행사가는 1만9072원이다.
주가 변동성도 크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1월2일 4455원에서 12월30일 3만250원까지 올랐고 올해 3월11일 장중 6만29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7월30일 1만4850원까지 밀렸다가 이날 다시 2만원대를 회복했다. 3월 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60% 넘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30일간 큐리언트가 직접 제출한 공시는 없다. 이 기간 공시 3건은 모두 최대주주 동구바이오제약과 유암코키스톤 사모펀드, 임원이 제출한 지분 관련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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