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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수혈로 부채비율 27%대…현금 622억원 확보 아르헨티나까지 네 번째 물질이전, 정부 과제도 2단계 통과

지난해 3분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DXVX가 반년 만에 부채비율 27%대 회사로 돌아섰다.
DXVX는 지난 23일 아르헨티나 백신 전문 제약사와 자체 핵산 안정화 플랫폼 'KRNA'의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에서 처음 접촉한 지 한 달 만이다. 회사가 맺은 네 번째 MTA이자 남미 기업과는 첫 계약이다.
계약 상대의 이름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상대사는 자체 기준에 맞춰 제형 분석과 시험을 진행하며 결과가 나오면 텀시트와 기술이전 협상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아르헨티나 제약시장 규모는 2025년 123억달러에서 2034년 218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미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마이너스에서 908억원으로
DXVX의 자신감을 떠받치는 1차 근거는 재무구조다. 2025년 3분기말 이 회사의 연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2억원이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가 거론되던 시점이다.
전환점은 지난해 12월30일이었다.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이 마무리되면서 자본총계는 2025년말 958억원으로 뛰었다. 자본금 492억원을 웃돌며 잠식은 완전히 걷혔다.
2026년 1분기말 기준 자산총계는 1154억원, 부채총계는 246억원이다. 자본총계는 908억원, 부채비율은 27.10%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22억원이었다.
1분기 한 분기 동안 부채는 591억원에서 246억원으로 345억원 줄었다. 증자로 들어온 돈이 상당 부분 차입금 상환에 쓰인 결과다.
자금의 출처가 남긴 그림자
잠식을 걷어낸 돈은 회사가 벌어들인 것이 아니다.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은 본인과 가족 명의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243만7891주를 담보로 잡히고 1000억원을 빌려 증자에 참여했다. 대출 금리는 연 8.5%, 만기는 1년이다.
증자 조건은 보통주 4921만주를 주당 2027원에 발행하는 방식이었다. 조달액은 998억원이며 신주는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된다. 이 과정에서 임종윤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57.98%로 올라섰다.
자금 사용계획은 운영자금 867억원, 시설자금 8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 50억원으로 짜였다. 운영자금 가운데 580억원은 올해 안에 임상과 전임상, 연구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임상 진척이 늦어질수록 현금 소진 속도만 빨라지는 구조다.
여섯 갈래로 벌린 파이프라인
DXVX는 지난달 BIO USA에서 6대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항암과 대사질환, 감염, 뇌질환, 안과 영역을 아우르며 권규찬 대표이사가 직접 발표에 나섰다.
핵심은 개별 후보물질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상온 핵산 안정화 기술과 혈뇌장벽 투과 펩타이드 플랫폼 'ACP', 광범위 항바이러스 기전을 축으로 삼았다. 하나의 플랫폼을 여러 적응증에 걸쳐 복수의 파트너에게 순차적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권규찬 대표는 "BIO USA 2026은 글로벌 파트너에게 우리의 기술력과 파이프라인 가치를 직접 입증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정부 과제와 임상 데이터
핵산 안정화 기술은 정부 검증 절차도 통과했다. DXVX는 보건복지부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1단계 성과평가를 거쳐 2단계 최종 과제로 선정됐다.
회사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 기술을 적용한 백신은 상온 25도에서 18개월, 냉장 4도에서 7년 이상 99.9%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mRNA 백신이 영하 20도에서 영하 70도의 초저온 유통망을 요구하는 것과 대비된다. 회사는 2028년까지 상용화 전략과 지식재산권 확보, GMP 제조공정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항암 파이프라인에서도 임상 근거가 쌓였다. 영국 관계사 옥스퍼드백메딕스(Oxford Vacmedix)는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항암백신 'OVM-200'의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진행성 비소세포폐암과 난소암, 전립선암 환자 36명이 대상이었다. 용량제한독성이나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주사 부위 반응은 1등급 수준에 그쳤다. 4기 환자에서도 항체와 T세포 반응이 유도됐으며 폐암 환자에서 6개월 안정병변, 전립선암 환자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반응이 관찰됐다.
마틴 포스터 교수는 "4기 폐암 환자에서 6개월간 안정병변이 관찰된 것은 매우 유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백메딕스는 아시아에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식재산권도 넓히고 있다. 자회사 에빅스젠이 개발한 ACP 플랫폼 관련 특허 '신규 뇌질환 치료제 및 그 용도'는 지난 16일 일본에 등록됐다. 알츠하이머병과 헌팅턴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DXVX가 사업화 권리를 갖고 있다.
계약 구조가 시험대
기술이전 실적은 이미 두 건이 있다. 지난해 7월30일 미국 바이오테크에 mRNA 항암백신을 넘긴 계약은 규모가 3000억원, 상업화 이후 15년 이상 매출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는 조건이었다. 회사는 이 계약의 매출 마일스톤이 향후 1조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계약에는 선급금이 없었다. 전임상 단계 마일스톤부터 수령하는 구조여서 단기 현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두 번째 계약은 성격이 달랐다. 지난해 8월18일 자회사 에빅스젠이 미국 바이오기업과 맺은 ACP 플랫폼 기술수출은 규모가 5000억원이며 선급금과 출시 후 10년간의 로열티가 포함됐다. 혈뇌장벽 관련 특허는 라이선스 대상에서 빠져 다른 기업과 추가 계약을 맺을 여지를 남겼다.
두 계약 모두 상대사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 번째 계약에 대해 "인지도 있는 기업과의 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선급금 등 계약 조건을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본업 적자는 그대로
재무 안정성과 별개로 손익은 아직 돌아서지 않았다. DXVX의 2025년 연결 매출은 294억원으로 전년 339억원에서 13.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43억원, 순손실은 296억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도 매출 67억원에 영업손실 53억원, 순손실 6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자로 들어온 998억원이 영업에서 나는 손실을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시장의 판단은 아직 유보적이다. 주가는 28일 21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52주 최고가 536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주당순자산가치는 904원이다.
최근 30일간 회사 명의로 제출된 경영 관련 공시도 없었다. 이 기간 전자공시에 올라온 3건은 모두 임종윤 회장의 지분 관련 보고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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