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기존 바이러스 전달체 한계 극복 담배·토마토 등 주요 농작물 적용 가능성 확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다양한 농작물에 더 빠르고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 벡터 전달체가 개발돼 작물 개량의 오랜 병목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했다.
16일(현지시간) 생명과학 전문 매체 AZoLifeSciences에 따르면 스페인 식물분자세포생물학연구소(IBMCP) 등 공동 연구팀은 포티바이러스(potyvirus)를 유전자 가위 전달체로 활용하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호티컬처 리서치(Horticulture Research)'에 발표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식물 생명공학의 혁신을 가져왔지만, 편집 도구를 식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과정은 기술의 주요 한계로 지적돼 왔다. 기존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워 많은 작물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대안으로 주목받던 '바이러스 유도 유전자 편집(VIGE)'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 VIGE는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조직 침투 능력을 이용하지만, 기존에 사용되던 담배얼룩바이러스(TRV) 등은 적용 가능한 숙주 식물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식물 RNA 바이러스 중 가장 큰 그룹인 포티바이러스를 새로운 전달체로 활용했다. 담배부식바이러스(TEV), 순무모자이크바이러스(TuMV), 상추모자이크바이러스(LMV) 등 다양한 포티바이러스 유래 벡터를 개발해 'LbCas12a' 유전자 가위를 발현하는 식물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먼저 담배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에서 엽록소 생합성 유전자('CHLI')를 표적으로 삼아 편집 성공 시 잎이 하얗게 변하는 시각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야생형 바이러스가 식물에 주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약독화된 변종 바이러스를 사용, 식물의 생존과 개화, 편집된 식물의 재생까지 성공했다.
이 전략은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담배와 토마토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돼 상당한 수준의 유전자 편집 효율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포티바이러스가 Cas12a 기반 VIGE 기술의 전달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농업적으로 중요한 수많은 식물을 감염시키는 포티바이러스의 특성 덕분에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전자 가위를 미리 발현하는 식물이 필요하고 종자를 통한 유전 확률이 낮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이번 성과는 기능 유전체학 연구와 작물 개량을 가속화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적으로는 유전자 변형 성분이나 조직 배양 과정 없이 바이러스 전달만으로 유전자 편집을 완료하는 기술로 발전해, 더 쉽고 정밀한 작물 개량의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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