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정부 임상3상 직접투자에 합병 우회상장·7조 판권까지 겹쳐 첫 바이오 투자는 비티젠…3분기 탑라인이 분수령

정부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칼끝을 '글로벌 임상 3상 직전' 기업으로 겨누면서, 알츠하이머 신약 막바지 임상과 우회상장을 동시에 끌고 가는 아리바이오가 정책 수혜 후보의 한복판에 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14일 국민성장펀드 2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바이오를 포함한 '2차 메가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차세대 바이오·백신 설비 구축과 함께 상용화 직전 관문인 글로벌 임상 3상 기업에 직접투자와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10조원이 투입되며 향후 5년간 35조원 규모 민관합동펀드 조성과 15조원 직접투자가 예고됐다.
펀드가 임상 3상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국내 신약개발의 고질적 구조가 있다. 막대한 비용 탓에 임상 2상까지만 진행한 뒤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넘기는 '2상 이후 매각'이 반복돼왔다. 정부는 이 단계의 자금 공백을 메워 기술료 일부만 받고 권리를 넘기는 관행을 끊겠다는 구상이다.
후기 임상 자금난을 겨냥한 정책은 펀드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정부와 국책은행이 900억원을 공공 출자해 총 1500억원 규모의 임상 3상 특화펀드를 별도로 조성 중이다. 후기 임상은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면서 회수 기간이 길고 실패 위험도 높아 민간 단독 투자가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이 같은 설계에 가장 직접적으로 들어맞는 기업이 아리바이오다.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임상 진행률은 90%를 넘어섰고 52주 본시험을 마친 환자의 95% 이상이 1년 연장시험을 선택했다.
회사는 2분기 투약 완료, 3분기 탑라인(주요 결과) 발표,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 제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임상은 13개국 230개 기관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535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한 알씩 복용하는 경구제라는 점에서 주사제 기반 항체 치료제와 차별화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다만 정책 수혜를 논하기 전에 풀어야 할 매듭이 있다. 아리바이오는 비상장사로,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290690)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의 우회상장을 1년 넘게 추진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소룩스 공시를 보면 합병 일정은 수차례 미뤄졌다. 가장 최근 정정 공시에서 주주총회 예정일은 7월 7일, 합병기일은 8월 11일로 각각 한 달가량 연기됐다. 합병 후 존속회사 상호는 아리바이오로 바뀐다.
합병비율도 거듭 조정됐다. 최초 증권신고서의 소룩스 대 아리바이오 1대 2.5032656에서 금감원 정정 요청을 거쳐 1대 2.0610695로 낮아졌다. 아리바이오의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은 2만891원으로 제시됐다. 같은 공시 기준 소룩스의 2024년 12월 개별 실적은 매출 507억원, 영업손실 66억원, 당기순손실 410억원이었다.
자금 사정은 임상 비용과 직결돼 있다. 아리바이오는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자금조달 통로를 확보하려 했으나 심사 지연이 길어졌다. 그사이 중국 푸싱제약(Fosun Pharmaceutical)과 총 47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글로벌 제조·독점판매권 계약을 맺으며 선급금 성격의 자금 약 2100억원을 확보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 첫 투자처는 아리바이오가 아니었다. 펀드는 바이오 분야 첫 투자 대상으로 비티젠(옛 에스티젠바이오)을 낙점했다. 업계에서는 임상 3상과 위탁개발생산(CDMO)을 중심으로 메디포스트, 한미약품, GC녹십자, HK이노엔,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수혜 기대에는 단서가 붙는다. 펀드 지원 기준이 공공성보다 상업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후보물질이 아무리 유망해도 회수 전망이 불투명하면 대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상 3상 특화펀드를 두고도 시민단체에서는 수익성을 목표로 한 구조가 국민을 고위험 투자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결국 아리바이오의 정책 수혜 여부는 두 개의 변수에 달려 있다. 3분기 탑라인 데이터가 기대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지연을 거듭한 합병이 8월 마무리돼 상장사 지위를 확보하는지다. 임상 결과와 상장이라는 두 관문을 통과하는 순간 펀드의 직접투자 명분이 가장 또렷해지는 기업이라는 게 시장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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