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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미어 DNA, 텔로미어에 삽입돼 '보호막' 역할 HJURP·CENP-A, ALT 양성 종양 새 항암 표적으로 부상

난치성 암세포가 염색체의 '비정상적 재조합'을 통해 생존을 유지하는 새로운 기전이 밝혀졌다. 이는 기존 세포생물학 교과서의 정설을 뒤집는 발견으로,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5일(현지시간)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온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대학, 소크생물학연구소, 독일 쾰른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특정 암세포에서 염색체 중앙의 '센트로미어' DNA 조각이 염색체 말단 '텔로미어'에 삽입돼 암세포의 무한 증식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암의 약 5~10%를 차지하는 '텔로미어 대체 연장(ALT)' 양성 종양은 텔로머레이스 효소 대신 다른 기전으로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한다. 주로 소아 신경모세포종, 골육종 등에서 발생하며 악성도가 높고 항암제 반응이 낮아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이들 암세포는 유전체가 불안정해 DNA 손상이 잦지만, 어떻게 텔로미어를 복구해 사멸을 피하는지는 오랜 수수께끼였다.
연구팀은 'U2OS', 'Saos-2' 등 ALT 양성 암세포주와 58명의 소아 신경모세포종 환자 검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ALT 양성 종양에서 센트로미어의 특징적 반복 서열인 'α-위성' DNA가 텔로미어 부위에 삽입된 '키메라 DNA' 분자가 ALT 음성 종양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을 확인했다. 이는 센트로미어 DNA의 텔로미어 삽입이 실제 인체 내 ALT 종양에서 일어나는 현상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비정상적 재조합은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발생했다. 첫째는 'ATRX' 유전자의 기능 상실, 둘째는 텔로미어 부위의 DNA 저메틸화다. 정상 세포에서 ATRX 단백질은 텔로미어와 센트로미어의 부적절한 결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이 기능이 망가지면 두 부위의 재조합이 일어난다.
이렇게 삽입된 센트로미어 DNA는 이후 'HJURP'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센트로미어 특이 히스톤 단백질인 'CENP-A'를 불러들인다. 이로써 텔로미어에 일종의 '센트로미어 족적(centromeric footprints)'이 형성된다.
놀랍게도 이 '족적'은 유전체 손상이 아닌, 암세포의 생존 장치로 기능했다. 연구팀이 HJURP 단백질을 억제해 CENP-A의 축적을 막자, ALT 암세포는 텔로미어 대량 소실과 비정상적 DNA 복제 현상(MiDAS)을 보이며 유전체가 붕괴했다. 암세포가 유전체 오류를 오히려 텔로미어를 보호하고 유해한 복제를 막는 생존 전략으로 역이용한 것이다.
이번 발견은 임상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텔로미어 내 α-위성 DNA 삽입'과 'CENP-A 족적'은 ALT 양성 종양을 구분하는 특이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아암 환자의 예후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또한, 암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HJURP 단백질과 이소성 CENP-A 염색질은 새로운 항암 표적으로 부상했다. HJURP 억제제 등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면,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ALT 양성 난치암 분야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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