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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브 약가인하 패소에도 1분기 흑자전환 젬자·알림타 항암제가 받친 체질 개선

보령이 약가인하 충당금 80억원을 비용으로 털어내고도 1분기 영업이익을 1년 전보다 85% 가까이 늘렸다.
30일 이포커스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달 30일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고 영업이익은 84.6% 급증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6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실적의 무게는 충당금을 감안할 때 더 두드러진다. 보령은 카나브 약가인하 처분 취소 소송 1심 패소에 따라 충당부채 약 80억원을 비용 처리했다. 시장에서는 이 회계적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 2634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으로 각각 9.5%, 167% 성장한 수준이라고 추산한다.
실적을 떠받친 1차 축은 여전히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는 1분기 처방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 패밀리 매출은 40.9% 증가했고 당뇨 복합제 트루버디는 3월 처음으로 월 처방액 10억원을 넘어섰다.
주목할 변화는 카나브에 쏠렸던 매출 구조가 흩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항암제 사업이 두 번째 성장축으로 올라섰다. 보령은 2020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젬자의 국내 사업권을 사들이며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시작했고 2023년 폐암 치료제 알림타를 같은 방식으로 인수했다.
인수 품목의 매출 곡선은 가파르다. 데일리팜에 따르면 젬자 매출은 인수 첫해인 2020년 143억원에서 2024년 295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알림타는 2025년 2분기 자체 생산 전환을 마치고 3분기에 액상 제형 허가까지 받았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4% 급증했다.
자체 생산 전환은 수익성으로 직결됐다. 수입 판매에서 직접 생산으로 바꾸면 유통 마진이 회사 이익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의약뉴스에 따르면 자사 생산 전환이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29%에서 2025년 3분기 60.9%로 올랐다.
이번 호실적은 외부 변수를 끼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령은 2025년 7월부터 적용 예정이던 카나브,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등의 약가인하에 맞서 취소 소송을 냈다. 약사공론에 따르면 항소심 단계인 서울고법에서도 집행정지가 유지되면서 인하된 약가가 아닌 기존 상한금액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 11개 품목의 평균 인하율은 47%다.
소송 결과는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충당금을 쌓아둔 만큼 본안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약가 부담이 현실화한다. 카나브의 물질특허는 이미 2023년 2월 만료돼 제네릭 진입도 예고된 상태다. 보령은 피마사르탄 기반 복합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아 카나브 패밀리 연매출을 2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정균 대표 체제의 사업 다각화는 신사업으로도 뻗어 있다. 보령은 대만 로터스로부터 수주한 세포독성 항암제 위탁개발생산(CDMO) 초도 물량을 2026년 2분기 출하할 예정이다. 2022년 말에는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우주 헬스케어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남은 과제는 성장의 외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항암제 매출이 인수와 제휴 위주로 채워져 있어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자체 생산 전환이 본격화하는 2027년 이후 매출과 이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체질 개선의 진위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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