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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신경·호르몬으로 뇌에 '단백질 섭취' 직접 지시 비만·섭식장애 치료제 개발 새로운 타깃 제시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이 부족할 때 장이 뇌에 직접 신호를 보내 특정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조절하는 '단백질 식욕'의 전체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그렉 서 단장 연구팀이 서울대, 이화여대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5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장이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닌, 정밀한 영양 감지 센서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초파리 모델을 통해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장 상피세포에서 'CNMa'라는 펩타이드 신호 분자가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분자는 신경과 호르몬이라는 두 가지 경로로 뇌에 신호를 보낸다.
첫 번째는 수 분 내로 작동하는 '빠른 신경 경로'다. CNMa는 장 인근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뇌의 의사결정 중추에 '단백질 부족' 신호를 전달하고, 단백질 섭취 욕구를 즉각적으로 높인다.
두 번째는 수 시간 지속되는 '느린 호르몬 경로'다. 혈액으로 방출된 CNMa가 뇌에 도달해 단백질을 찾도록 하는 식욕을 장시간 유지시킨다. 이 두 경로는 빠르고 지속적인 신호 전달을 위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단백질 섭취를 촉진하는 동시에 당(탄수화물)에 대한 식욕은 억제하는 이중 조절 기능을 가졌다. 이는 단백질이 부족할 때 탄수화물로 배를 채우는 것을 막아 영양 불균형을 방지하는 진화적 장치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포유류인 쥐 실험에서도 동일한 기전이 작동함을 확인했다. 이는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FGF21'이 단백질 식욕을 조절한다는 기존 학설을 넘어선 발견이다. 우리 몸은 온전한 단백질을 감지하는 FGF21 경로와 필수 아미노산을 감지하는 CNMa 경로, 두 개의 독립적인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 레버리지 효과'(단백질이 부족하면 총열량 섭취가 늘어나는 현상)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비만 및 섭식장애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그렉 서 단장은 "특정 영양소 섭취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며 "비만, 신경성 식욕부진증 등 섭식장애 치료에 새로운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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