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IBS, 장-뇌 축 신호전달 경로 첫 규명 단백질 식탐 늘리고 당 선호도는 낮춰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이 부족할 때 뇌가 특정 음식을 찾도록 하는 '식탐 스위치'의 비밀을 풀었다. 장이 뇌에 특정 신호를 보내 당(糖)에 대한 선호도는 낮추고 단백질 식탐은 늘리는 정교한 조절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서성배 미생물 공생·항상성 연구단장 연구팀이 서울대, 이화여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장이 뇌와 신호를 주고받아 필수 아미노산 결핍에 대응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21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장내 특수 세포에서 'CNMa'라는 펩타이드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신호는 두 가지 경로로 뇌에 전달된다.
먼저, CNMa는 장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장-뇌 신경 회로'를 통해 뇌에 필수 아미노산 부족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한다. 동시에 CNMa는 혈액을 통해 호르몬으로서 뇌에 서서히 도달하며 단백질을 찾는 행동을 지속시키고 강화한다.
이 신호 전달 체계는 단순히 식욕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음식 선호도를 선택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 결과, CNMa 신호는 당을 감지하는 'DH44 뉴런'의 활성을 억제해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 관련 영양소를 더 찾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메커니즘은 포유류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했다.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단백질 섭취가 제한된 쥐 역시 필수 아미노산에 대한 강한 선호도를 보였다. 이는 해당 기전이 진화적으로 보존된 중요한 생명 현상임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응이 단백질 식욕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던 호르몬 'FGF21'이 없는 쥐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영양 감지 시스템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서성배 단장은 "장은 단순히 소화기관이 아니라 영양 상태를 감시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감각 시스템임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이번 발견은 향후 비만, 대사질환, 섭식장애 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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