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저용량 투여로 심장·간 손상 완화 확인 한미약품, 살 빼며 근육 늘리는 신약 임상 결과 도출

비만약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효과가 체중 감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잇따라 보고되며 처방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학술지 디아베티스, 오비시티 앤 메타볼리즘(DOM)에 2026년 3월 12일 게재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햄릿 가소얀 박사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뒤 중단한 환자 7938명 중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다른 형태로 비만 관리를 이어갔다.
약물을 중단한 환자 중 19.6%는 같은 약으로 재투약했고, 35.2%는 다른 비만 치료를 선택했다. 약을 끊는 즉시 요요 현상으로 직행한다는 통상적 인식과는 다른 양상이다.
더 근본적인 통념을 흔드는 연구도 잇따랐다. 미국 의학연구 사전공개 플랫폼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2025년 9월 26일 공개된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동물 모델 연구에서 저용량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여한 비만군은 체중이 거의 줄지 않았다. 그럼에도 좌심실 비대와 간 지방 축적은 의미 있게 감소했다.
그동안 GLP-1 계열 약물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체중 감소의 부수적 결과로 해석돼왔다. 이번 연구는 약물이 항염증 경로를 통해 심장과 간에 직접 작용한다는 기전적 근거를 제시했다.
같은 약을 써도 효과가 갈리는 이유도 드러났다. 미국 유전체 분석기업 23앤드미(23andMe) 연구팀이 GLP-1 비만약 사용자 2만7885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GLP1R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평균 0.76kg을 더 감량했고, GIPR 유전자 변이까지 동반된 경우 마운자로 관련 구토 위험은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최대 14.8배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비만약 통념을 정면으로 깨는 후보물질을 임상에 올렸다. 한미약품이 4월 28일 공개한 미국암학회(AACR) 2026 발표 자료와 4월 30일 공시한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M17321'은 동물실험에서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을 늘리는 결과를 확인했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소분의 25~40%가 근육 손실로 보고돼왔다. HM17321은 CRF2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근비대와 에너지 대사 증가를 동시에 유도하는 기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단회 용량 상승(SAD) 결과 확보는 4월로 잡혀 있었다.
한미약품은 같은 달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HM15211)' 임상 2상 환자 모집 완료를 알렸다. 1차 평가변수 도출 시점은 기존 2026년 11월에서 7월로 4개월 앞당겨졌다.
한미약품의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3929억원, 영업이익은 536억원이었다. 일회성 기저효과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14.4% 증가한 511억원을 기록했고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16.6%인 652억원으로 비만 파이프라인 확대에 투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는 국제학술지 엔도크라인 리뷰스에 게재한 리뷰논문에서 "에너지의 섭취와 흡수, 소비를 복합·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차세대 비만약의 등장도 머지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FDA, 리제네론 희귀 골질환약 '파사트루' 승인…입센과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