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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CB 잇단 납입으로 발행주식 25% 희석 예고 최대주주 지분 0.7%→23%로 33배 확대

본업 매출 67억원짜리 코스닥 바이오 기업이 46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단숨에 빨아들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유전체 분석 기업 셀레믹스가 지난 4월 말 제3자배정 유상증자 43억원과 1·2회차 전환사채(CB) 약 310억원의 납입을 잇따라 마쳤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5월 15일이다.
조달 자금의 성격은 균일하지 않다. 지난 2월 결의된 1회차 CB는 권면 5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축소된 뒤 박종갑 신임 최대주주가 30억원, 알파벳파트너스가 10억원을 인수했다. 3월 31일 결의된 2회차 CB는 270억원 규모로, 수피쇼 신기술투자조합 1호가 200억원을 떠안았다.
박종갑 대표의 지분 확장 속도는 가파르다. 2월 3일 주식양수도 계약 직전 0.7%에 불과했던 그의 셀레믹스 지분은 3월 6일 12.05%, 3월 18일 23.11%까지 빠르게 차올랐다. 자기자금만 약 77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공시상 확인된다.
문제는 희석률이다.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8324원, 전환 시 발행될 신주는 324만3632주로 주식총수 대비 25.43%에 이른다. 1회차 CB(전환가 2966원·134만8617주)까지 합산하면 잠재 신주는 40%를 넘어선다.
자금 사용처도 본업과 거리가 있다. 2회차 CB 270억원 가운데 190억원은 '인력 충원 및 시장 개척', 80억원은 '무형자산 취득 및 해외법인 운영'으로 명시됐다. 회사 측은 "재무 건전성 강화와 신규 캐시카우 사업의 기틀 마련에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사업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박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조만간 신규 사업의 상세 내용과 로드맵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5월 중순까지 구체적 사업 영역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의 면면은 초감각엔터테인먼트 대표, 모아치과그룹 회장 등 NGS·바이오 분야와 직접 관련성이 옅다.
셀레믹스는 2010년 권성훈 서울대 교수와 김효기 전 공동대표 등이 설립한 NGS 타깃 캡쳐 키트 전문기업이다. 2020년 공모가 2만원에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2022년 이후 한 차례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2024년 연결 매출 67억원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고 자본총계는 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가는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다. 4월 초 1만2850원이던 주가는 5월 들어 1만3880원대까지 올랐고 52주 최고가는 5500원에서 1만원대 후반까지 들썩였다. 본업 실적 대비 자본 조달 규모와 잠재 희석 물량이 동시에 확대된 구간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신사업 청사진 공개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치며 박종갑 체제는 공식화됐고, 5월 15일 유상증자 신주 상장과 함께 새 주주 명부도 자리를 잡는다. 460억원이 어떤 사업으로 회수되는지는 박 대표의 다음 주주서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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