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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한미사이언스 지분 30%로 단독 최대주주화 6월 25일 다음 변론기일…메리츠증권 회신이 분수령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 내부에서 터진 600억원 위약벌 소송의 진짜 뇌관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0% 지분 흡수에 있다는 해석이 자본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5월 7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이 신동국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 위약벌 청구 소송 제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6월 25일로 지정했다.
소송의 표면적 도화선은 한미사이언스의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무산이다. 2025년 6월 5일 이사회에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의 협력안을 결의했다가 5일 뒤인 6월 10일 이를 번복한 것이 발단이 됐다.
송영숙 회장 측은 신동국 회장이 4자연합 주주 간 계약상 의결권 공동 행사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신동국 회장 측은 메리츠증권 상무가 결정을 압박한 정황이 담긴 이사회 녹취록을 제출하며 항변에 나섰다.
핵심 쟁점은 위약벌 금액 자체에 숨어있다. 600억원은 신동국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EB) 규모와 정확히 일치한다. 4자연합 결성 당시 약정한 위약벌이 사실상 신 회장의 EB 변제 자금을 인질로 잡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국 회장 측 대리인은 원고와 피고 간 확정적 투자 합의가 없었다는 점은 이미 제출한 이사회 의사록과 녹취록으로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자산 가압류로 인한 곤란도 호소했다.
송영숙 회장 측은 6월 6일부터 8일까지 공휴일 기간 신동국 회장과 메리츠증권의 접촉 경위를 따져 묻는 사실조회를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메리츠증권의 회신 내용이 향후 600억원 소송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임종윤 출구·신동국 흡수로 굳어진 지분 지형
소송 이면에 깔린 지분 재편은 더 결정적이다. DART 전자공시시스템의 한미사이언스 공시를 보면 신동국 회장 측은 2025년 1월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의 지분 5% 가운데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매수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임 회장이 코리포항에 1100억원에 넘긴 234만1814주 상당이 다시 신 회장 측에 흘러갔다. 코리포항의 처분금액은 1328억원이다.
장남 임종윤 회장은 2026년 3월 디엑스앤브이엑스 보유분 7만6115주마저 신동국 회장에 37억원에 처분하며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사실상 전량 정리했다.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에서 퇴직금 86억6500만원을 수령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 과정을 거치며 신동국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9.83%까지, 한미약품 지분은 약 30%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미약품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41.42%)에 이어 신 회장이 단일 인격으로는 가장 두꺼운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송영숙 회장(3.84%)과 임주현 부회장(9.15%)을 합친 모녀 지분은 13%에 못 미친다.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킬링턴유한회사(9.81%)를 더해도 신 회장 단독 지분에 미치지 못한다. 4자연합 결성 당시 균형 구도가 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경영인 체제와 자문위 그림자
DART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3월 12일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교체 안건을 확정했고, 3월 31일 주총에서 황상연 전 H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한미약품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한미약품 창사 53년 만의 첫 외부 출신 대표다.
황상연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거친 제약·금융 융합형 인사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는 증권업계 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동국 회장이 직접 선임한 자문위원회가 현장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내부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 간 소송이 이어지는 한 전문경영인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적은 호조…재판 결과가 분기점
한미사이언스는 4월 30일 DART에 1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 3537억300만원, 영업이익 335억6200만원, 당기순이익 422억87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3월 12일에는 보통주 1주당 300원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해 203억2534만원을 주주에게 풀었다. 자기주식 처분 결정도 같은 달 잇따랐다.
실적과 거버넌스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외형 뒤에서, 4자연합의 균열은 6월 25일 변론기일을 향해 가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회신과 사실조회 결과에 따라 신동국 회장의 EB 600억원, 모녀 측의 위약벌 600억원이 정면 충돌하는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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