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해리스 수정안 통과 12일만에 헝루이와 빅딜 발표 한국 비임상 CRO 업계에 글로벌 수주 이전 가속

미국 의회의 중국 임상 데이터 차단 수정안 통과 12일 만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중국 헝루이파마와 최대 152억달러(약 21조8880억원) 규모의 빅딜을 터뜨렸다.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 엔드포인트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심사에서 중국·러시아·이란·북한에서 생성된 임상 데이터의 접수와 검토를 식품의약국(FDA)이 금지하도록 하는 해리스 수정안을 회계연도 2027 예산 보고서에 담아 채택했다.
공교롭게도 이로부터 12일 만인 지난 12일 BMS와 헝루이파마(Hengrui Pharma)는 13개 초기 단계 신약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선급금만 6억달러, 단기 지급 총액은 9억5000만달러, 모든 마일스톤이 달성될 경우 총 잠재가치는 152억달러에 이른다.
계약 구조가 이번 수정안의 핵심을 우회한다. BMS는 헝루이가 중국·홍콩·마카오 영역에서 임상 개념증명(PoC)까지 진행한 자산에 대해 그 외 지역 권리를 독점으로 갖는다. 초기 임상은 빠른 중국에서 끝낸 뒤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은 BMS가 다지역 임상으로 다시 짜는 구도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이번 수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라이선스 아웃 계약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데이터에 직접 의존하지 않고 미국 빅파마가 글로벌 임상을 새로 설계해 IND를 제출하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엘킨스 B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2월 시티그룹 투자자 행사에서 임상 개념증명을 가장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중국을 활용한다는 점을 시인한 바 있다. 맥킨지는 신약 초기 발굴부터 임상 신청까지 걸리는 기간이 중국이 다른 지역 대비 50~70% 짧다고 분석했다.
직격탄을 맞는 곳은 따로 있다. 자산 매각에 의존해 온 중국 초기 단계 바이오테크와 타이거메드(Tigermed) 같은 중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미국 기준 신약 개발 기간 2년 이상 지연과 최대 40% 비용 증가 부담이 빅파마의 강력한 로비를 부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장은 한국 비임상 CRO 업계로 곧장 옮겨붙고 있다. 디티앤씨알오(383930)는 미국 임상컨설팅 기관 래디어스 리서치와 독점 계약을 맺고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 상태다. 바이오톡스텍(086040)의 자회사 키프라임리서치는 충북 오송에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영장류 연구시설을 가동 중이다.
박채규 디티앤씨알오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중국 기업을 이용한 약동학(PK)·효능·우수실험실관리기준(GLP) 시험 비율이 전체 시장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PK·약력학(PD) 센터 가동으로 GLP 시험 처리 능력이 두 배로 늘면 중국 기업이 소화하던 CRO 물량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톡스텍과 한국화학연구원 산하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이미 FDA GLP 적격승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투데이를 통해 "입법 과정에서 중국 규제 내용이 완화되거나 삭제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대로 통과될 경우 생물보안법 이상의 파급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DART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디티앤씨알오와 바이오톡스텍의 최근 30일 공시를 확인한 결과 이번 수정안과 직접 연관된 수주 계약 공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디티앤씨알오는 지난 3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 478억원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바이오톡스텍은 지난 3월 19일 코스닥 상장사 지투지바이오 지분 투자로 약 130억원의 평가차익을 인식했다고 공시한 게 가장 최근 주요 자료다.
최종 입법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해당 수정안 문안은 하원 본회의와 상원 통과, 양원 협의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시티그룹은 최종 입법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를 역이용해 중국 데이터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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