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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비 72% 급증·현금 25% 감소 국면서도 LCB02A 글로벌 임상 착수 위암·췌장암 시장 선점 목표로 페이로드 다변화 첫 결실

리가켐바이오가 재무 여건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신약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LCB02A'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했다.
회사의 2025년 별도 기준 재무 현황은 녹록지 않다. 연구개발비는 1957억원으로 전년 1134억원 대비 72.5% 증가했으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38%에 달했다. 동시에 영업손실은 832억원으로 확대됐고 순이익은 -63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더욱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82억원에서 958억원으로 25.2% 감소했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리가켐바이오가 파이프라인 운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회사는 핵심 후보물질은 임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일부 자산은 정리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임상 데이터 확보를 통해 기술이전(LO)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원 재배분으로 해석된다. 확장 중심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LCB02A는 이러한 전략 전환의 첫 결실이다. 이 회사의 독자적인 ADC 플랫폼 기술인 '컨쥬올(ConjuAll)'이 적용된 LCB02A는 기존의 MMAE, MMAF 등 미세소관 저해제나 PBD 계열을 넘어 '토포이소머라제1 저해제(Topo1i)'인 '엑사테칸(Exatecan)'을 적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페이로드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ADC 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임상 대상은 CLDN18.2 양성 고형암(위암·위식도접합부암·췌장암)이다. 전 세계 위암 시장 규모는 2024년 36억달러에서 2034년 72억달러까지 연평균 7% 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며, 전체 위암 환자의 약 60~70%에서 발현되는 CLDN18.2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타깃이다.
제1상은 최대 8개 기관에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고, 제2상은 최대 20개 기관으로 확대하여 특정 종양에 대한 예비 효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대상 환자는 최대 191명으로, 임상 기간은 IND 승인 후 약 6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임상 성공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공시에 따르면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다. 또한 회사는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상 성공이 기술이전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불확실하다. 글로벌 ADC 시장은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 성공 이후 Topo1 저해제 기반 ADC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으나,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CLDN18.2를 표적하는 ADC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내 FDA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 중순 첫 환자 투여를 목표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금 여유가 제한된 상황 속 임상 성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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