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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텍스 '저나벡스' 출시 1년…상업적 성공엔 '물음표' 단일 표적 한계론…NaV1.7 등 복합 표적 치료제 부상

수십 년 만에 등장한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이 출시 1년 만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통증 치료제 개발의 미래에 대한 논쟁을 다시 지폈다.
12일(현지시간)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다이브에 따르면,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의 '저나벡스(Journavx)'는 출시 첫해 약 9000만달러(약 12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저나벡스는 2025년 초 수술 후 통증 등 급성 통증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아편유사제(오피오이드) 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상황에서 중독성이 없는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저나벡스의 효능이 약한 오피오이드 수준에 그치면서 현장의 의사들은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정밀하게 'NaV1.8'이라는 단일 이온 채널만 표적하는 기전이 오히려 효능의 '아킬레스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텍스는 저나벡스의 성공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 증가로 간접비가 20%(약 3억달러) 급증했으며, 최근에는 영업 인력을 150명에서 300명으로 두 배 늘렸다.
업계의 관심은 저나벡스의 만성 통증 시장 진입 여부에 쏠려있다. 만성 통증은 급성 통증보다 환자 수가 훨씬 많고 장기 투약이 필요해 시장성이 크다. 하지만 저나벡스는 지난해 좌골신경통 임상에서 실패하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현재 당뇨병성 신경병증 관련 임상 결과가 2027년 나올 예정이다.
저나벡스의 부진은 통증 치료제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NaV1.8 단일 표적의 한계가 드러나자, NaV1.7 등 여러 이온 채널을 동시에 공략하는 '복합 표적'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티븐 왁스먼 예일대 교수는 이를 '통제된 혼란(controlled mess)'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거대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2025년 최대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를 들여 NaV1.7 표적 진통제를 개발하던 사이트원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캐나다의 제논 파마슈티컬스는 NaV1.7 억제제와 칼륨 채널 개방제를 병용하는 치료제를 초기 임상에서 개발 중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제논의 파이프라인을 '가장 저평가된 통증 치료제 프로그램'으로 꼽기도 했다.
한때 '개발의 무덤'으로 불렸던 통증 치료제 시장은 저나벡스의 등장으로 부활했지만, 다시 한번 중대한 기로에 섰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일 표적 약물보다 차별화된 복합 표적 약물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바이오 투자 전문가는 "다음 돌파구가 나오기 전까지 통증 치료제 투자는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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