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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 마일스톤이 전체의 91.6%…선급금과 극단적 비율의 함의 KRIBB 분사 벤처·코스닥 상장사 2년 협업이 글로벌 딜로 이어져

전임상 단계 신약 후보물질 하나가, 개발도 시작하기 전에 1조5000억원이 넘는 계약을 이끌어냈다.
큐라클과 맵틱스는 5월 10일(현지시간) 공동 개발 중인 망막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MT-103'을 미국 메멘토 메디슨(Memento Medicines)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선급금 800만달러를 포함해 최대 10억7775만달러, 환율 1440원 기준 약 1조5519억원이다.
이번 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익 구조다. 전체 계약 금액의 91.6%에 해당하는 9억8750만달러가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설계됐다. 나머지 개발·허가 마일스톤은 8225만달러, 계약 즉시 수령하는 선급금은 800만달러에 그친다. 약사공론에 따르면 실제 수익 인식은 향후 임상과 허가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핵심은 계약 상대방인 메멘토의 성격이다. 메멘토는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투자기관들이 MT-103이라는 단일 자산을 중심으로 설립한 '뉴코(NewCo)'다. 대형 제약사가 직접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유망 후보물질만을 중심으로 별도 법인을 세우고 외부 자본을 집중 투입해 개발을 가속하는 방식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뉴코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MT-103 하나에 자원이 집중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직접 자금을 투입해 개발을 가속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뉴코 모델이 K-바이오에서 성과를 낸 대표 사례는 디앤디파마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을 뉴코 기업 멧세라(Metsera)에 기술이전했고, 멧세라는 이후 나스닥 상장을 거쳐 2025년 화이자에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에 인수됐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뉴코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9억4475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MT-103 자체 기전도 주목할 만하다. 이 후보물질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에 더해 혈관 안정화 수용체인 Tie2를 직접 활성화하는 이중항체(삼중 기능) 구조로 설계됐다. 기존 아일리아(리제네론·바이엘)와 루센티스(로슈·노바티스) 등이 VEGF만을 타깃하는 단일항체 치료제라면, MT-103은 혈관 기능 자체를 정상화하는 기전을 추가한 셈이다. 5월 3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과학회 ARVO 2026에서 MT-103의 전임상 결과가 구두 발표로 채택됐으며, 동물모델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혈관 누수 억제와 신생혈관 감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계약의 또 다른 축은 맵틱스의 출신 배경이다. 맵틱스는 2022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에서 분사해 설립된 항체 전문기업으로, 항체 개발 플랫폼 'EAGLES'를 기반으로 이중항체·ADC(항체약물접합체) 등을 개발한다. 이남경 맵틱스 대표는 "항체 설계 및 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성과"라며 "공동 연구를 추진해 조기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공 기초연구 기반 분사 기업이 2년 만에 1조5000억원대 글로벌 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큐라클은 맵틱스 지분 19.5%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7월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MT-101, MT-103 등 항체 파이프라인 8개에 대한 협업을 이어왔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50대 50으로 나눈다.
글로벌 망막질환 치료제 시장은 당뇨병 환자 증가와 고령화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습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시장은 2031년 340억달러(약 4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현 큐라클 대표는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주목받는 뉴코 모델의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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