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하반기 제네릭 16% 인하 임박…45% 산정률 적용 4년 특례 49% 가산서 빠진 종근당, 재진입 사활

제네릭 약가 산정률 16% 인하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둘러싼 업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5%로 낮아진다. 보건복지부가 3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시행이 본격 임박한 것이다.
시행 시점은 유동적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의결 직후 의협신문과의 간담회에서 "하반기라고 해서 7월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다"며 "연내 시행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10월 안팎 가능성도 거론된다.
핵심 변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다. 인증을 받으면 신규 제네릭 등재 시 4년간 49%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준혁신형은 3년간 47%를 보장한다. 같은 제네릭이라도 인증 유무에 따라 약가가 달라지는 구조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종근당이다. 약사공론 등에 따르면 종근당은 2024년 6월 19일 인증 만료를 기점으로 재진입에 실패한 상태다. 같은 시기 GC녹십자,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24개 기업은 재인증을 받았지만 종근당과 크리스탈지노믹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제뉴원사이언스 4개사는 명단에서 빠졌다.
이비엔에 따르면 종근당이 최근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의약품 60여종 중 32개가 제네릭이라는 점에서 특례 제외의 부담은 작지 않다.
분위기 반전 기회는 열렸다. 정부는 3월 31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손질하면서 리베이트 위반 행위 판단 시점을 종료 시점으로 변경하고 5년 경과 시 심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의 하반기 재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다만 문턱은 더 높아졌다. 인사이트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의 R&D 투자 비중 요건이 5%에서 7%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에서 9%로 상향됐다. 평가 방식도 상대평가에서 65점 이상 절대평가로 바뀌었고 정원 제한이 사라졌다.
종근당의 R&D 체력은 합격선이다. FETV에 따르면 종근당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율은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10.04%, 연결 기준 9.99%로 새 기준선인 7%를 웃돈다. 회사 측은 오늘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개정된 평가 기준에 맞춰 R&D와 내부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디지털투데이가 인용한 종근당의 4월 29일 공시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매출 4477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36.9%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246억원 대비 28.5% 줄어 수익성 둔화 신호도 함께 나타났다.
R&D 활로 확보에도 속도가 붙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NRDO(연구 없이 개발만 진행) 형태의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첼라(Archela)'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CETP 저해제 'CKD-508', 경구용 GLP-1 작용제 'CKD-514', HDAC6 저해제 'CKD-513' 등 핵심 파이프라인 3개를 이전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CKD-703'은 미국에 이어 국내 임상 1/2a상에 진입했다.
업계 충격파는 종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산정률을 40%대로 낮출 경우 산업 전체 연간 피해 규모가 최대 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비대위가 지난해 12월 제약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중소 제약사의 매출 손실률은 10.5%로 집계됐다.
한국신용평가의 김수민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비엔과의 인터뷰에서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시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약사 수익성 저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등재 의약품 약가 인하는 더 길게 이어진다.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1단계 2012년 이전 등재 의약품은 2026년 하반기 51%로 시작해 매년 2%씩 낮춰 2029년 45%에 이른다. 2단계 2013년 이후 등재 의약품은 2030년부터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45%까지 인하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장기간에 걸쳐 1조1000억~2조4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소비자 본인부담금 약 16%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14년 만의 약가 대수술이 제약사별 R&D 체질과 인증 확보 역량에 따라 명암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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