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자료제출의약품 품목허가 260만→1604만원 첨단바이오의약품도 2.5배 인상…12월 의견수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량신약과 복합제 등 자료제출의약품의 품목허가 수수료를 6배 넘게 올리면서 국내 중소·중견 제약사의 부담이 커졌다.
식약처는 6일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신규생물의약품, 자료제출의약품의 품목허가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내용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규칙' 및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거쳐야 하는 자료제출의약품의 품목허가 수수료는 기존 260만9000원에서 1604만1000원으로 6.1배 넘게 오른다. 변경허가 수수료도 260만9000원에서 776만원으로 인상된다.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신규생물의약품의 품목허가 수수료는 현행 803만1000원에서 2071만원으로 2.5배 이상 상향된다.
이번 조치는 과거 신약 품목허가 수수료를 4억1000만원,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수수료를 3억1000만원으로 현실화한 데 이어 허가 심사 체계 전반의 수수료를 재정비하는 연장선에 있다.
그동안 한국의 의약품 허가 수수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선진 규제기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전문 심사관 채용 재원이 부족했고, 소수 인력이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면서 심사 지연과 잦은 보완 요청이 반복됐다.
이번 인상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자료제출의약품의 수수료 인상 폭이다.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이 대형 제약사에 주로 영향을 미쳤다면, 자료제출의약품 수수료의 6배 폭등은 국내 중소·중견 제약사의 사업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자료제출의약품은 새로운 용법·용량 개발, 복합제 출시, 투여 경로 변경 등 국내 제약사가 연구개발 역량을 쌓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매년 수십 건씩 허가를 신청하는 핵심 영역이다.
허가 단계뿐 아니라 안전성·유효성 사전검토 수수료도 100만원대에서 713만원대로 오르고, 기준 및 시험방법과 제조품질관리(GMP) 평가 수수료까지 인상되면서 개발 초기부터 누적되는 규제 비용이 크게 불어나게 됐다.
업계가 품목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내하려면 그에 걸맞은 규제 서비스 혁신이 담보돼야 한다. 개발사들이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기보다 현실화를 일정 부분 수용한 배경에는 심사관 확충으로 허가 기간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다.
신약의 경우 평균 420일 이상 걸리던 허가 심사 기간을 캘린더데이 기준 295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것처럼, 자료제출의약품과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불필요한 보완 요구를 줄이고 법정 처리 기한을 엄격히 준수하는 행정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다만 확충된 수수료 재원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심사 역량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식약처가 인력 채용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공공기관 특유의 경직된 처우와 급여 체계로 의사, 약사, 통계·공정 분석 전문가 등 민간의 고역량 인재를 유인하고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수수료가 인상된 이후에도 실질적인 전문 심사관 증원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신규 인력의 숙련도 부족으로 오히려 심사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은 단순한 행정 비용 조정을 넘어 식약처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전문 규제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비용을 지불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허가 지연으로 인한 출시 차질과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현실화된 수수료가 투자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수준의 심사 품질과 처리 속도에 머문다면 불필요한 규제 비용만 늘어나는 셈이다.
행정예고는 11월 26일까지, 입법예고는 12월 16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높아진 비용 부담만큼 식약처가 약속한 허가 심사 서비스의 실질적인 질적 개선을 증명해낼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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