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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진, 면역억제 세포를 '공격형'으로 전환하는 스위치 규명 TET2 억제제·방사선 병용 시 폐 전이 감소 확인

방사선 치료가 오히려 종양에 '보디가드'를 붙여준다는 역설이 밝혀졌다. 미국 연구진이 이 과정을 되돌리는 스위치를 찾아내 면역세포를 공격형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5일(현지시간) 바이오온(BioOn)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진은 방사선 치료 후 종양 내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세포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TET2'라는 효소를 지목하고, 이를 차단하면 해당 세포가 오히려 암을 공격하도록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게재됐다.
방사선 치료는 암 환자의 50~60%가 받는 핵심 치료법이다.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사멸시키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골수에서 '골수유래 억제세포(MDSC)'가 대량 증식해 종양으로 이동, 면역의 주력인 CD8+ T세포를 무력화한다. MDSC가 많은 환자일수록 생존 기간이 짧고 전이 위험이 크다.
연구진은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33명의 치료 전후 혈액을 분석했다. 모든 면역세포 중 MDSC에서 TET2 수치가 가장 높았고, 방사선 치료 후 더 상승했다. 치료 효과가 없는 환자일수록 상승 폭이 컸다.
랠프 와이첼바움 박사는 "여러 임상시험에서 방사선 치료 후 TET2가 오른 환자는 예후가 더 나빴다"며 "혈액세포에 TET2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이 면역치료에 더 잘 반응한다는 기존 보고와도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골수세포에서만 TET2를 제거한 쥐 모델을 만들어 검증했다. 대장암·흑색종·폐암 모델 모두에서 방사선 치료 후 종양 성장이 느려지고 생존 기간이 길어졌으며, 폐 전이 병소의 수와 크기도 줄었다.
메커니즘을 보면 방사선이 세포 손상을 감지하는 p53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p53이 TET2를 켠다. TET2는 염색질 관련 RNA의 5-메틸시토신(m5C) 표지를 제거하는데, 이 표지가 사라지면 염색질이 응축되며 면역 경보 역할을 하는 1형 인터페론 신호가 꺼진다.
반대로 TET2가 없으면 RNA 표지가 남아 MBD6 단백질을 불러들이고, 염색질이 열린 상태를 유지해 인터페론 신호가 살아난다. 이 세포는 연구진이 '골수유래 활성화세포(MDAC)'로 명명한 새로운 유형으로 발달해, 종양 단백질 조각을 CD8+ T세포에 제시하며 암 공격을 유도한다.
MDAC를 종양이 있는 쥐에 이식하자 종양 성장이 둔화했고, 여러 암종 환자에서 MDAC 유전자 특징이 더 나은 생존율과 연관됐다. 유전자 제거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어 연구진은 실험용 TET2 억제제를 시험했다. 방사선과 병용하자 종양 성장이 느려지고 폐 전이가 줄었으며 면역치료 반응도 개선됐다.
연구진은 "TET2를 차단하면 면역억제성 골수세포가 면역자극성·항원제시성 세포군으로 바뀐다"며 "방사선·면역치료 효과를 높이고 원격 전이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스위치를 조절하는 염색질 관련 RNA 자체도 약물 표적이 될 수 있다며, TET2 억제제와 방사선 병용 요법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탐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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