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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버즈4·3 프로, 내년 초 업데이트로 청력 검사·증폭 20만~30만원대 이어폰, 200만~500만원 보청기 장벽 허물어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의 청력 검사·케어 기능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디지털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허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4일 갤럭시 버즈에 적용되는 청력 체크와 청력 케어 기능이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갤럭시 버즈4 프로와 갤럭시 버즈3 프로 사용자는 별도 청각 보조 장비 없이 내년 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개인 맞춤형 청력 검사와 소리 증폭 기능을 쓸 수 있게 된다.
이번 허가는 20만~30만 원대 무선 이어폰이 200만~500만 원을 호가하는 의료용 보청기의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그동안 보청기는 이비인후과 진료와 청력 검사, 전문 피팅을 필수로 요구하는 폐쇄적 유통 구조 탓에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의 실제 구매율이 낮았다.
비싼 가격과 신체 기능 저하를 드러내는 듯한 외관상 거부감 때문에 착용을 미루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친숙한 이어폰 형태로 의료 수준의 청각 보조를 제공하면서 미충족 수요를 흡수할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도 단순 소리 증폭에 그치지 않는다. 청력 체크 기능은 임상 표준인 순음 공기전도 청력검사 방식을 적용해 주파수별 최소 가청 음량을 측정하고, 청력 저하 상태를 7단계로 분류해 청력도를 만든다. 청력 케어 기능은 호주 국립음향연구소가 개발한 보청기 처방 표준 공식(NAL-NL2)을 알고리즘으로 탑재했다. 만 18세 이상 경도·중등도 난청 사용자가 병원 방문 없이 주파수별 최적 증폭량을 산출해 소리를 보정받는 구조다.
이런 흐름은 빅테크 기업들이 처방전 없는 일반 판매용 청각 보조 시장을 두고 벌이는 주도권 경쟁과 맞닿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2년 OTC 보청기 판매 규정을 마련했고, 2024년 9월 애플 에어팟 프로2의 보청기 소프트웨어를 승인했다. 삼성전자도 2026년 7월 같은 기능으로 FDA 허가를 받은 뒤 이번에 국내 식약처 승인까지 확보했다.
애플이 국내 인허가 지연으로 한국 시장에 보청기 기능을 즉각 제공하지 못한 사이 삼성전자가 식약처 허가를 선점하면서 내수 디지털 청각 보조 시장의 주도권을 먼저 쥐게 된 점도 상업적으로 의미가 크다.
다만 무선 이어폰 기반 청각 케어가 전통 보청기를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이 5~8시간 내외에 불과해 온종일 착용해야 하는 중증 난청 환자에게는 연속적인 보조 수단이 되기 어렵다. 맞춤형 몰드가 아닌 범용 이어팁을 쓰는 탓에 외이도 밀폐 수준에 따라 측정 오차나 미세한 음향 왜곡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고도·심도 난청 환자가 전문 의료진 진단 없이 이어폰 기능에만 의존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임상 현장에서 제기될 쟁점이다.
이번 식약처 허가는 무선 이어폰이라는 대중적 하드웨어에 의료 등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상용화 모델을 보여준다. 환자가 병원을 찾기 전 청력 상태를 조기에 인지하고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시도는 전통 보청기 제조사와 유통망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디지털 치료제와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가 일상 소비재와 융합하는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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