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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지원 대상 선정…총 2100억원 사업비 80% 저리대출로 충당 20% 고농도 제형 내년 美 임상 3상 직행…오창공장 전용 설비 동시 구축

GC녹십자가 1700억원 규모의 저리 정책자금을 확보하고 미국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개발에 속도를 낸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9일 국민성장펀드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1700억원의 저리대출 자금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자금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통한 저리대출 형태로 집행된다.
회사가 추진하는 20% 고농도 SCIG 프로젝트는 미국 임상 3상 시험과 충북 청주 오창공장 내 전용 생산설비 구축을 합쳐 총 2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과제다. 전체 소요 자금의 80%가 넘는 1700억원을 장기 저리 정책금융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약 400억원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한다.
대규모 글로벌 3상과 cGMP 설비 증설을 동시에 추진할 때 겪는 유상증자나 고금리 사채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과 이자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구조다.
사업적 측면에서 이번 투자의 핵심은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구조 변화에 있다. GC녹십자는 2023년 12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혈액제제 정맥주사형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미국 수출 1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정맥투여 제형은 환자가 매달 병원이나 전문 투약 클리닉을 방문해 수 시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SCIG는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복부나 허벅지에 간편하게 주사할 수 있어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 농도를 20%까지 끌어올린 고농도 제제는 10% 제제보다 1회 투여 볼륨을 절반으로 줄여 투약 통증과 주사 횟수를 대폭 낮춘다.
약 144억달러(약 20조원)로 추산되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20% 고농도 제형을 상용화한 글로벌 제약사는 CSL베링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고난도의 단백질 정제 기술과 안정화 노하우가 없으면 고농도 액상 제형화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20% SCIG 개발에서 통상적인 1·2상 단계를 거치지 않고 내년 중 미국 FDA에 곧바로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미국 FDA 규정상 이미 정맥투여 제형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이전 임상 데이터와 약동학 자료를 바탕으로 곧바로 3상 진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개발의 관건은 임상 속도와 함께 허가 직후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전용 분획·정제 설비의 사전 확보에 달려 있다. 회사가 임상과 동시에 오창공장 설비 구축에 자금을 묶어 투입하는 이유다.
정부와 정책금융 기관이 대규모 지원을 결정한 배경은 혈액제제 분야의 공급망 내재화 역량이다. 면역글로불린은 사람의 혈장에서 분리한 혈액제제로 원료 혈장 수급부터 분획·정제·충전까지 고도의 규제와 설비 장벽이 존재한다.
GC녹십자는 이미 자체 원료 확보망과 오창 cGMP 생산시설을 통해 미국 수출 전 공정을 자립화한 경험이 있어 후속 피하주사 제형의 상업화 성공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글로벌 혈장제제 시장은 CSL, 그리폴스, 다케다(바이오라이프) 등 3개사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쥐고 있어 기존 빅파마들의 보험 등재와 처방권 장악력이 견고하다.
GC녹십자가 임상 3상을 통과하더라도 현지 사보험사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처방집 등재 협상에서 알리글로 이상의 가격 경쟁력과 유통망을 증명해야 한다. 원료인 미국 혈장 가격의 변동성과 오창 cGMP 설비에 대한 FDA 정밀 실사 재통과도 넘어야 할 문턱이다.
그럼에도 올해 미국 관계사 큐레보 매각과 파브리병 치료제 기술이전으로 확보한 선급금에 이어 이번 1700억원의 저리 정책금융까지 확보하면서 GC녹십자는 파이프라인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갖췄다. 알리글로의 시장 안착에 그치지 않고 고농도 피하주사 제형으로의 확장을 통해 미국 프리미엄 혈액제제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이번 3상 착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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