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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 기술로 원료 수급 병목·윤리 리스크 정면 돌파 유통 중심서 자체 생산 체제로 전환…인허가·가격 경쟁력은 과제

HLB그룹 계열사 HLB셀이 사체 조직에 의존해 온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 시장의 공급 병목과 윤리적 리스크를 세포배양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LB셀은 자체 세포배양 플랫폼 기술인 휴트리겔을 활용한 ECM 스킨부스터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구체적인 사업화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기업설명회에서 자체 세포배양 기술을 접목한 ECM 스킨부스터 사업을 준비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업화의 핵심은 원료 조달 구조의 전면적인 전환이다. 현재 국내외 피부미용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한 ECM 스킨부스터는 대부분 사망한 기증자의 피부 진피 조직에서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는 세포를 제거한 뒤 남은 기저막과 세포외기질 성분을 분말화하거나 겔 형태로 가공해 만든다.
인체 피부 본연의 지지체 구조를 재현한다는 점에서 기존 히알루론산(HA)이나 폴리락타이드(PLA) 계열보다 뛰어난 조직 재생 효과를 내세우며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 왔다. 다만 사체 유래 인체조직 이식재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조직 기증자가 제한적인 탓에 수요가 폭발해도 공장을 풀가동해 대량 생산하기 어렵다. 원료 수급 불안정은 제품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고, 기증자의 나이·기저질환·사망 원인에 따라 원료 배치 간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사후 기증 조직을 미용 시술 목적으로 주입하는 데 대한 소비자 거부감과 윤리적 논쟁, 인체조직법에 따른 엄격한 조직은행 관리 감독도 사업 확장의 걸림돌이었다.
HLB셀이 내세운 휴트리겔은 살아있는 사람의 정상세포를 시험관 환경에서 대량 배양해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기저막 성분의 순수 ECM을 추출·정제하는 방식이다. 조직 기증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확립된 마스터 세포주를 바이오리액터에서 반복 배양하기 때문에 원료 수급의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배치 간 성분 편차를 최소화해 의약품 수준의 표준화된 품질 관리가 가능하고, 미지의 바이러스나 병원균 감염 위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 같은 기술적 차별화는 HLB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직결된다. HLB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27일 HLB생명과학이 보유하던 HLB셀 지분 99.3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 역량에 HLB셀의 정상세포 대량 배양 인프라를 결합해 차세대 바이오 사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원래 연구용 오가노이드(인공장기) 3차원 배양 지지체 소재로 개발됐던 휴트리겔을 수익성 높은 메디컬 에스테틱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그룹 바이오 파이프라인의 조기 현금 창출원 역할을 맡긴 셈이다.
기존 유통 중심 구조에서 자체 생산 체제로의 전환도 이뤄진다. HLB그룹은 앞서 HLB생명과학을 통해 협력사의 인체 유래 무세포 동종진피 제품을 병·의원에 유통하며 ECM 시장의 유통망을 점검해 왔다. 여기에 HLB셀의 배양형 ECM이 가세하면서 그룹은 유통 마진을 취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원천 소재와 완제품을 자체 생산해 공급하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상업적 성공까지는 넘어야 할 허들이 적지 않다. 세포배양을 통해 대량의 ECM 단백질을 온전한 3차원 구조로 분리·정제하는 공정은 일반적인 합성 고분자보다 생산 단가가 높을 수 있어 기증 조직 가공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 당국으로부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정상세포 배양 유래 신소재의 생체 적합성과 장기적인 면역원성 안전성을 입증하는 비임상·임상 데이터 검증도 필수적이다.
시장 선점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도 관건이다. 이미 사체 유래 동종진피 기반의 리투오를 출시해 시장을 장악한 엘앤씨바이오와 한스바이오메드의 셀르디엠 판권을 확보하며 유통망을 넓힌 휴젤 등 기존 강자들이 견고한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HLB셀이 연구용 배양 소재를 넘어 실제 인체 주입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인허가를 신속히 통과하고 기증 사체 중심의 시장 패러다임을 배양형 소재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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