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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훈 유럽본부장, 바르셀로나서 청사진 공개 류마티스 9조·호흡기 19조 시장 정조준

셀트리온이 유럽 직판 성공 방식을 소화기내과에서 류마티스내과와 호흡기내과로 확장하는 구조적 전환에 나섰다.
하태훈 셀트리온 글로벌판매사업부 유럽본부장은 17일부터 20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6 유럽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이 같은 청사진을 21일 밝혔다. 그는 지난 5~6년간 소화기내과에 역량을 집중해 안착한 만큼, 이미 구축한 20개국 현지 직판망을 발판 삼아 처방 영역을 다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유럽 매출은 특정 질환과 소화기내과에 편중돼 있다.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제품군과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등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라인업이 유럽본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기관 집계 기준 램시마 IV·SC 통합 점유율은 유럽에서 70%를 웃돌고 유플라이마도 20%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단일 진료과 중심 구조는 향후 외형 성장에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새로 정조준한 유럽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7억5000만 달러(약 9조원), 호흡기 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143억1000만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소화기내과 영역보다 크지만 침투 난도와 경쟁 강도도 높다.
류마티스 질환 시장에는 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 토실리주맙, 데노수맙 등 다양한 약제 기전이 얽혀 있고 다국적 대형 제약사들이 병원별 처방 코드를 장악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 격전지를 뚫기 위해 기전별 포트폴리오를 동시 투입하는 다각화 전략을 세웠다.
기존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 계열에 더해 인터루킨(IL)-6 억제제인 악템라 바이오시밀러(앱토즈마), 골 질환 치료제인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스토보클로) 등의 허가와 상업화를 순차적으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젊은 환자층이 많은 강직성 척추염 등에서는 자가투여가 가능한 램시마SC의 편의성을 앞세워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관건은 소화기내과에서 쌓은 직판 네트워크가 류마티스 전문의에게도 같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유럽 의료 체계는 진료과별로 주요 키닥터(KOL)와 처방 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분리돼 있어 소화기내과의 신뢰가 류마티스내과 처방으로 저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유럽 20개국 법인에 포진한 450여 명의 현지 영업 인력이 새 진료과 의료진과의 접점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신규 입찰을 따내느냐가 매출 전환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에 대응해 복합 제형 변경이나 적응증 세분화로 처방 방어벽을 치고 있으며, 경쟁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도 공격적인 입찰 가격으로 진입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소화기내과에서 입증한 제형 차별화와 직판 영업의 실행력을 류마티스 시장에서 재현하지 못하면 단순 가격 경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이번 진료과 확장은 셀트리온이 단일 제형 성공에 기댄 바이오시밀러 공급자를 넘어 종합 면역질환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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