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행정법원 반려처분 취소 판결에도 식약처 즉각 항소 통계적 유의성과 임상적 유의성 괴리·연골재생 근거 부족 지적

퇴행성 무릎관절염 자가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을 둘러싼 허가 갈등이 사법·형사 영역으로 번지며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조인트스템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네이처셀 주주 130명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과 담당 공무원,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2023년 주주 263명이 같은 취지로 고발했으나 검찰에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된 바 있다. 주주들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식약처의 품목허가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자 이를 새 증거로 삼아 재차 사법적 압박에 나섰다.
개발사인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옛 알바이오)가 제기한 품목허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지난 7월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약사법령상 품목허가 요건은 안전성과 유효성이며 기존 허가 치료제보다 우월성을 요구할 명문 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사전 승인된 임상시험 계획과 통계분석 계획에 따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면 이를 함부로 부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차 중앙약심에서 부정적 여론을 주도한 일부 위원이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심의 공정성에 흠결이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바이오 업계와 법조계는 이번 판결의 실효성에 신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행정법원의 처분 취소 판결은 식약처가 제시한 특정 거부 사유가 법리적·절차적 테두리를 벗어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일 뿐, 품목허가를 강제하거나 직접 승인을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7월 30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항소 사실을 알리며 대응을 예고했으나, 대법원 상고심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확정 판결까지 최소 수년이 추가로 걸릴 가능성이 높다.
조인트스템의 국내 인허가 수난사는 10년에 육박한다. 조인트스템은 환자 본인의 둔부 등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해 무릎 관절강 내에 1회 투여하는 자가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다.
개발사는 2018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유효성 입증 부족으로 반려당했고, 2021년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정식 허가를 신청했으나 2023년 중앙약심의 부정적 평가 끝에 재차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장기 추적 데이터를 보완해 재신청했으나 2025년 8월 식약처는 임상적 유의성 미흡을 이유로 최종 거부 처분을 내렸다.
의학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통계적 유의성과 임상적 유의성 사이의 괴리다. 국내 3상에서 환자 261명을 대상으로 6개월 시점의 통증완화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를 측정한 결과, 조인트스템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p값 0.05 미만으로 1차 유효성 지표를 충족했다.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은 두 군 간 차이가 우연일 확률이 낮다는 수학적 결과일 뿐, 환자가 체감하는 치료 효과가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인지까지 담보하지는 못한다. 위약군과의 개선 폭 차이가 임상 현장에서 의미를 가질 만큼 압도적이지 못하다면 수천만 원에 달할 고가 세포치료제로서 존재 가치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공식 심사 가이드라인도 p값 하나만으로 약효를 재단하지 않으며 효과의 절대적 크기와 임상적 맥락을 독립적으로 따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골 재생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국내 3상에서 6개월 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연골 결손 상태를 평가했으나 투여군과 위약군 사이에 유의미한 구조적 변화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조인트스템이 입증한 효과는 연골의 근본적 재생이나 질환 진행 억제가 아니라 일시적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일부 개선에 머문 셈이다. 기존 히알루론산이나 스테로이드 관절강 내 주사제와 비교해 구조적 재생이라는 세포치료제 본연의 차별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품목허가를 내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의료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 규제당국 결정에 대한 해석도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네이처셀은 미 FDA로부터 조인트스템이 재생의학첨단치료제(RMAT)와 혁신적치료제(BT)로 지정받았다는 점을 국내 규제당국 결정을 비판하는 주요 논리로 삼고 있다.
그러나 RMAT이나 BT 지정은 초기 데이터상 잠재력과 미충족 의료 수요를 인정해 신속한 개발·심사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일 뿐, 최종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증하는 시판 승인이 아니다. 네이처셀은 한국인 261명 대상 국내 단일 3상 데이터만으로 추가 미국 임상 없이 곧바로 품목허가신청(BLA)을 승인받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 내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한 유효성·안전성 검증 데이터가 전무하고 연골 구조 개선 효과가 부재한 상황에서 FDA 심사관들이 추가 임상 요구 없이 허가를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들이 규제당국 수장과 심의위원을 형사 고발하며 감정적 여론전을 펴는 행태에 대한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행정법원 판결문에 언급된 특정 심의위원의 이해충돌 논란 역시 일방적 주장에 가깝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주주 측은 당시 중앙약심 위원장이던 가톨릭대 교수가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 벤처를 창업해 조인트스템과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교수가 창업한 기업은 줄기세포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 아닌 리보핵산(RNA)과 펩타이드 기반 재생 유도 물질을 개발하는 곳이며, 파이프라인 중 관절염 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적 사실과 데이터에 기반해야 할 의약품 인허가 심사가 사법적 고발과 인신공격으로 오염될 경우 식약처 심의위원회의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전문 심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인트스템 분쟁은 행정소송 1심이라는 1회전이 끝났을 뿐, 서울고등법원 2심과 대법원 상고심으로 이어지는 장기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에서 거부처분 취소가 최종 확정되더라도 식약처는 판결 취지에 따라 법률적 흠결을 보완해 재심사를 거친 뒤 다른 사유로 다시 반려 처분을 내릴 수 있는 행정적 재량권을 쥐고 있다.
통계적 유의성에만 기댄 채 실제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연골 재생 근거와 임상적 우월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소송전에서 이기더라도 상용화의 최종 관문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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