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정부, 조세지출 효율화 이유로 감면 대상서 삭제 바이오기업 44% 손익분기점 미만…관세 부담 우려

정부가 내년 8월부터 산업기술 연구개발(R&D)용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감면을 종료한다. 경제계는 첨단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감면 유지를 국회에 건의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내년 8월 1일 이후 수입신고분부터 산업기술 R&D용 물품의 관세 감면 적용을 끝내기로 했다.
감면 대상에서 학교와 공공의료기관 등이 사용하는 학술연구용 물품은 유지되지만 산업기술 R&D용 물품만 삭제된다. 정부는 조세지출 효율화를 개정 이유로 들었다.
정부는 지난 3일 이 내용을 반영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했다.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산업기술 R&D용 수입 물품을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면 연평균 90억원, 향후 5년간 45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첨단산업 R&D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감면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관세법은 산업기술 R&D용 수입 물품에 관세의 80%를 감면하는데, 폐지되면 첨단산업 분야의 R&D 비용 부담이 커지고 원가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가 어렵다면 감면율을 50%로 축소하는 대안도 함께 건의했다.
관세율은 품목분류에 따라 달라진다. 항체·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은 무관세지만 합성 펩타이드·저분자 화합물, 진단·연구용 시약, 완제의약품 등은 최대 8%가 적용된다. 개발 단계가 진행되면서 물질 유형과 생산 방식이 바뀌면 세율도 함께 변동한다.
관세는 부가가치세와 달리 매입세액 공제 대상이 아니어서 환급되지 않는 기업의 최종 부담이다. 특히 매출이 없는 개발 단계 기업은 관세액이 그대로 R&D 비용으로 확정된다. 2025년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서 응답한 1120개 기업 중 494개(44.1%)가 매출 발생 이전이거나 손익분기점 미만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바이오산업 선진국 대부분은 의약품을 무관세로 양허해 R&D 단계 물품 수입에 관세 부담이 원칙적으로 없다. 미국도 지난 23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의약품 관세에서 예외적으로 R&D용 의약품은 무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고 R&D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이오산업 분야의 산업기술 R&D용 물품 관세 감면 폐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