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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 달간 다섯 차례 매수, 주당 1,916~2,045원에 총 4만여 주 추가 취득 케어랩스 주가 저점 구간에서 지배력 강화…디지털 헬스케어 장기 포석 관측

반도체 장비 지주사 원익홀딩스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케어랩스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9월 28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된 소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원익홀딩스의 케어랩스 보유 지분은 보통주 6만4,929주(33.44%)로 직전 보고(9월 16일 기준 6만4,514주·33.23%) 대비 0.2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미용 시술 수요 감소로 케어랩스의 단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뤄진 매수여서, 단순한 지분 방어가 아닌 장기적 전략의 일환인지 주목된다.
이번 매수는 원익홀딩스가 지난 8월 7일 DART에 제출한 거래계획 보고에 따른 것이다. 원익홀딩스는 케어랩스의 10% 이상 주주이며, 등기임원 지위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섯 차례 나눠 산 4만여 주, 매수 단가가 말해주는 것
원익홀딩스는 9월 17일부터 28일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를 실행했다. 17일 2만3,156주(주당 1,916원)를 시작으로, 21일 87주(1,950원), 22일 8,500주(2,045원), 23일 7,474주(2,029원), 28일 2,257주(2,036원)를 각각 취득했다. 총 4만1,474주를 추가 확보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매수 단가다. 1,916~2,045원 구간은 케어랩스 주가의 저점대에 해당한다. 첫 매수일인 17일에 가장 큰 물량(2만3,156주)을 가장 낮은 단가(1,916원)에 사들인 뒤, 주가가 소폭 반등한 구간에서도 매수를 이어갔다. 사전에 제출한 거래계획에 따른 기계적 매수일 수 있지만, 저가 구간에서 물량을 집중시킨 패턴은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읽힌다.
반도체 지주사가 헬스케어 플랫폼을 품은 배경
원익그룹은 본래 반도체 장비·소재 중심의 기업집단이다. 2023년 케어랩스를 인수하며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케어랩스는 비대면 진료·병원 예약 플랫폼 '굿닥'과 미용의료 플랫폼 '바비톡'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이종 산업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엇갈려왔다. 반도체 장비 사업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이에 직접적인 기술 시너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플랫폼이 축적한 의료·미용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원익 측의 구상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원익홀딩스는 이른바 '원 케어랩스'로 불리는 통합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
실적 부진에도 지분을 늘리는 계산법
현재 케어랩스의 단기 실적은 녹록지 않다. 2026년 들어 경기 침체 영향으로 고가 미용 시술 수요가 줄면서, 바비톡을 중심으로 한 광고·중개 매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2,000원 안팎까지 내려온 것도 이런 실적 우려를 반영한다.
그럼에도 원익홀딩스가 지분을 늘리는 데는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주가 하락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33%를 넘는 지분율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저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경영권 안정에 직결된다.
또한 케어랩스가 최근 기존 뷰티·의료 중개를 넘어 의료인력 및 요양보호사 구인구직을 통합한 'ALL-PASS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고령화 시대 시니어 돌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 실적보다 사업 확장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는 판단이 매수 결정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완화, 케어랩스에 어떤 의미인가
케어랩스의 중장기 가치를 좌우할 변수 중 하나는 규제 환경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의료 데이터의 민간 활용 범위를 넓히는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굿닥·바비톡 등 플랫폼이 축적한 환자·소비자 데이터를 AI 기반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다만 의료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개인정보 보호 논란과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해, 법안 통과 시기와 최종 내용은 불확실하다. 규제가 기대만큼 풀리지 않을 경우 데이터 기반 사업 확장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한편 국내 대형 테크 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가 테크비즈니스 산하에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어, 케어랩스가 선점한 플랫폼 입지가 지속 가능한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지분 매집은 계속될까, 남은 변수들
원익홀딩스의 이번 매수는 8월 7일 제출한 거래계획에 근거한 것이므로, 해당 계획의 잔여 물량과 기간이 남아 있다면 추가 매수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거래계획의 구체적인 목표 지분율이나 매수 종료 시점은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시장이 주목해야 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원익홀딩스가 지분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지다. 현재 33.44%에서 추가로 높아질 경우 공개매수 의무 등 법적 절차와의 관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케어랩스의 하반기 실적이다. 미용 시술 수요 회복 여부와 시니어 돌봄 등 신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지표다. 셋째, 디지털헬스케어법의 입법 진행 상황이다. 법안의 수위에 따라 케어랩스의 데이터 자산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원익홀딩스의 지분 확대가 저가 매수의 기회 포착인지, 아니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확신의 표현인지는 결국 케어랩스의 실적과 규제 환경이 증명하게 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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