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자문위 찬성 7표로 통과…50여 종 암 조기 발견 가능한 혈액검사 첫 사례 삼성, 1억1000만 달러 투자 석 달 만에 790억 원 평가이익 추산

미국 암 진단기업 그레일(Grail)의 다중암 조기검진(MCED) 혈액검사 '갤러리(Galler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긍정적 권고를 받았다. 2026년 9월 23일(현지시간) 열린 분자 및 임상 유전학 기기 패널에서 50세 이상 성인의 특정 암 발견 용도에 대해 찬성 7표, 반대 2표로 통과된 것이다. 다중암 조기검진 혈액검사가 FDA 시판 전 승인(PMA) 심사에서 자문위 문턱을 넘은 것은 세계 최초다.
한 번의 채혈로 50여 종 암을 찾는 기술
갤러리는 단 한 번의 채혈로 혈액 속에 떠다니는 DNA의 메틸화 패턴을 분석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 50여 종의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암이 발생한 장기까지 예측하는 검사다. 췌장암, 난소암, 식도암 등 현재 표준 정기 검진 가이드라인이 없는 치명적인 암을 탐지할 수 있어 글로벌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자문위 투표는 세부 항목별로 나뉘어 진행됐다. 안전성 항목에서는 만장일치 찬성(10표)을 얻었고, 유효성 항목에서는 찬성 6표 대 반대 4표로 통과했다. 유익성과 위험성을 종합 평가한 최종 항목에서 찬성 7표, 반대 2표, 기권 1표가 나왔다. FDA 심사관들도 사전 브리핑 문서에서 "갤러리의 분석 성능과 핵심 안전성에 중대한 우려가 없다"며 "기존 유방암·대장암 등의 표준 선별 검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 추가 검사로 활용할 때 이점이 크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쉬 오프만(Josh Ofman) 그레일 CEO는 "이번 투표 결과는 갤러리가 축적해 온 임상 데이터의 강력함을 입증한다"며 "기존 권장 암 검진에 다중암 조기 발견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더 적은 비용으로 치료 가능한 시기에 암을 찾아내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투자 석 달 만에 790억 원 평가이익
자문위 개최에 앞서 FDA 심사관들의 긍정적 브리핑 문서가 공개되면서, 9월 21일 나스닥 시장에서 그레일 주가는 하루 만에 33.56% 폭등한 107.97달러를 기록했다. 이 주가 급등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곳은 삼성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2026년 6월 그레일에 총 1억1000만 달러(약 1450억 원)를 투자했는데, 불과 석 달 만에 약 5950만 달러(약 790억 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물산은 그레일과 협력해 갤러리의 한국 내 독점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일본과 싱가포르 등으로의 사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러리가 보유한 방대한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삼성 헬스 등 갤럭시 스마트기기 생태계와 연계해 초개인화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승인 후 보험 적용이 대중화의 관건
FDA는 자문위의 권고에 법적 구속을 받지는 않으나 통상적으로 이를 수용한다. 향후 수개월 내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갤러리는 미국 내 첫 합법적 다중암 조기검진 혈액검사로 자리 잡게 된다. 정식 허가를 받으면 공공 및 민간 의료보험 적용이 수월해지고 병원을 통한 보급 경로가 넓어져, 현재 연간 1억 달러 수준인 미국 내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는 FDA 정식 승인 전이라 보험 적용이 제한돼 환자가 건당 약 949달러(약 125만 원)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초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NHS-Galleri)에서 전체 후기 암 발생률 감소가 통계적 유의성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명확한 사망률 감소 입증과 900달러가 넘는 고가의 검사 단가 인하가 글로벌 대중화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