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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친족 독립경영 인정으로 특별관계자 축소…지분율 45.34%로 하락 대기업집단 지정 앞두고 지배구조 단순화 속도…3세 승계 포석 관측도

GC녹십자그룹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의 최대주주 허일섭 회장 측 지분율이 45.34%로 낮아졌다. 지분 매각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친족 독립경영 인정에 따라 일부 친인척이 특별관계자에서 빠진 결과다. 동시에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12.99%까지 늘어나, 의결권은 유지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친족 분리로 지분율 하락한 배경
허일섭 회장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허 회장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녹십자홀딩스 주식은 2132만2680주로, 직전 보고(2026년 6월 15일 기준) 대비 14만1564주 줄었다. 보유비율은 45.64%에서 45.34%로 0.30%포인트 하락했다.
감소 원인은 공정위가 허성수, 박혜연, 허지원, 허재영 등을 친족 독립경영으로 인정해 특별관계자에서 제외한 데 있다. 문보미와의 공동보유 관계도 해소됐다. 이에 따라 허성수 2만주, 문보미 11만8360주 등이 보유 주식 집계에서 빠졌고, 반면 계열회사 임원인 김중수는 장내매수로 996주를 늘렸다.
GC녹십자그룹은 故 허영섭 선대회장 타계 이후 동생인 허일섭 회장과 선대회장의 아들들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가 함께 경영하는 이른바 숙부-조카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재계에서는 그룹 총자산이 최근 5조 원을 돌파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사촌 및 친인척 간 얽힌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리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담보대출 확대와 유동성 확보 전략
지분율은 줄었지만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허일섭 회장 본인이 18일 한국증권금융에 125만주를 담보로 맡겼고, 허은철 101만주, 허용준 74만3000주 등 특수관계인들의 담보대출 계약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주요계약이 체결된 주식 수는 직전 560만9824주에서 610만7055주로 늘어 전체 발행주식의 12.99%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담보대출을 확대한 것을 두고, 경영권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상속세 납부나 3세 승계 작업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읽고 있다. 한국 기업 환경에서 주식담보대출은 의결권을 잃지 않으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지만, 주가 급락 시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허 회장은 보유 목적과 관련해 "회사의 최대주주이면서 대표이사로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현재 이사 선임 등 경영권 관련 세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정리 이후 글로벌 행보 주목
지배구조 단순화를 마무리한 GC녹십자그룹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주력 분야인 글로벌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2026년 114억 달러에서 2031년 169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한국 식약처로부터 자체 개발 코로나19 mRNA 백신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으며 차세대 플랫폼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승계 구도 역시 관심사다. 허일섭 회장의 아들인 허진훈 팀장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핵심 혈액제제 알리글로 팀을 이끄는 등 1990년대생 오너 3세가 글로벌 사업의 최전선에 배치되고 있다. 숙부-조카 공동경영 체제는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담보대출을 통한 자금 확보와 3세의 핵심 사업부 전진 배치는 그룹의 장기 후계 구도가 머지않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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