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프로포폴 오남용 의료기관 13곳·투약자 13명 수사의뢰 8월 27일부터 투약내역 확인제도 전격 시행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8월 26일, 프로포폴을 상습 오남용한 의심 의료기관 13개소와 투약자 13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수사의뢰된 투약자들은 1년 동안 평균 6개 의료기관을 돌며 평균 29회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와 동시에, 다음 날인 8월 27일부터 '프로포폴 투약내역 확인제도'를 시행하며 제도적 차단에 나섰다.
이번 적발 사례 중에는 극단적인 오남용도 포함됐다. 한 환자는 1년 동안 13개 병원을 돌며 무려 54회나 프로포폴을 투약받았고, 한 의료기관은 피부 미백 시술 등을 명목으로 환자 1명에게 연간 36회나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약 명목은 대부분 피부 시술이나 성형 수술이었다.
프로포폴은 국내에서 '우유 주사'라는 은어로 불릴 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진 수면마취제다. 서구권에서는 대형 병원 수술실에서 엄격하게 관리되는 약물이지만, 한국에서는 동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도 간단한 미용 시술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이런 환경이 미용 시술을 통로로 한 프로포폴 중독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의료 접근성이 낳은 역설적 허점
한국의 높은 의료 접근성과 병의원 밀집도는 역설적으로 의료쇼핑의 온상이 됐다. 중독자들이 하루에도 여러 병원을 손쉽게 옮겨 다니며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존재했고, 각 의료기관은 다른 병원에서의 투약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단이 없었다. 2023년 기준 국내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는 약 1,991만 명으로, 국민 2.56명당 1명꼴에 달할 만큼 처방 규모 자체가 방대하다.
■ 처방 프로그램에 '팝업 경보' 뜬다
8월 27일부터 시행되는 투약내역 확인제도는 이 허점을 직접 겨냥한다. 의사가 프로포폴을 처방할 때 환자의 과거 1년간 투약 이력이 전자의무기록(EMR) 프로그램에 팝업 형태로 즉각 제공된다. 펜타닐, ADHD 치료제, 졸피뎀 등에 이어 프로포폴로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NIMS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 의료 쇼핑 행위에 대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응급 상황이나 수술 등 바쁜 임상 현장에서 처방마다 투약 이력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 초기에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식약처는 투약자뿐 아니라 재고량을 속이거나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해 프로포폴을 빼돌린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지자체·경찰을 통한 행정처분 및 형사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다. 프로포폴에 그치지 않고 펜타닐, 식욕억제제 등 다른 의료용 마약류로도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어서, 국가 차원의 마약류 통제망이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신생아 희귀질환 전장유전체로 조기 발견…참여자 모집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