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동물실험 없는 신약 개발 시대 열린다 2027년 서울서 세계 대회 유치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와 공동으로 오는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23차 정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장기칩(Organ-on-a-chip), AI 시뮬레이션 등 첨단 대체시험 기술의 글로벌 규제 표준화를 논의하는 자리로, 한국이 단순한 규제 수용국에서 국제 표준을 직접 설계하는 국가로 도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 FDA도 의무 폐지∙∙∙전환점 맞은 글로벌 규제 지형
미국 FDA는 2022년 말 신약 개발 시 동물실험 의무화 조항을 삭제했고, 유럽연합(EU)도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규 접근법(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글로벌 동물대체시험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비동물 대체시험 시장은 2023년 18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서 2032년 48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로 연평균 11.9% 성장할 전망이다. 오가노이드 시장만 따로 보면 연평균 22% 성장해 2030년에는 33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17년 축적한 KoCVAM의 성과
한국은 이미 2009년부터 식약처 산하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KoCVAM)를 운영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지난 17년간 인체피부모델, 인체각막유사 상피모델 등을 활용한 대체시험법을 OECD 시험 가이드라인에 5건, ISO 국제표준에 1건 등재시켰다. 이는 규제 수용이 아닌 규제 설계 참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등 대체시험법이 학술 연구를 넘어 규제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며 "OECD 등 국제기구의 가이드라인 제·개정 과정에서 글로벌 규제 표준 수립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장기칩 선도기업 에뮬레이트(Emulate)의 로나 이와트(Lorna Ewart) 최고과학책임자 역시 "기업들은 규제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한국도 대체시험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업계·입법·국제 유치 삼각 편대
한국의 움직임은 정부 차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 주요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을 출범시켜 산업계 차원의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신약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 및 재생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허브를 겨냥한 포석이다.
국회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이 논의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에서 도출된 비동물 임상 데이터가 미국 FDA나 유럽 EMA에서도 교차 인정받기 쉬워져 글로벌 신약 개발 타임라인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14차 생명과학 분야 동물실험과 대체 국제회의(WC14)' 유치의 발판이기도 하다. WC14는 전 세계 규제기관과 산업계가 집결하는 대규모 행사로, 한국이 3R(대체·감소·개선) 원칙의 글로벌 협력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I와 컴퓨터 시뮬레이션(In-silico),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독성평가 모델이 상용화되면 넥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한국 바이오텍의 기술 수출과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규제 표준화가 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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