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한약제제 제형 변경 시 동등성 자료 면제 희귀의약품 복수규격 인정 범위도 확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약(생약)제제 허가 시 제출자료 간소화와 제형 명확화를 골자로 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25일 행정예고했다. 의견 수렴은 9월 15일까지 진행되며, 개정안이 확정되면 국내 한약·생약제제 허가 절차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여 제약사의 신제품 개발 부담을 완화하는 데 있다. 그간 한약·생약제제는 합성의약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아 경미한 제형 변경에도 동등성 자료를 별도로 제출해야 했다.
■ 경미한 제형 변경엔 동등성 자료 제출 면제
개정안은 일반의약품 허가 시 기존 허가·신고 품목과의 제형 차이가 경미한 경우 동등성 자료 없이 허가받을 수 있는 제형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경구용액제, 시럽제, 엑스제, 유동엑스제 간 제형 변경이 적용 대상이며, 한약(생약)제제에 특유한 엑스제와 유동엑스제도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천연물 원료의 특성상 함량 99%를 충족하기 어려운 표준생약에 대해서는 타당한 자료를 제출하면 별도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내용고형제의 경우 대한민국약전에 따라 미생물한도시험 자료 제출 대상임을 명확히 해 심사 기준의 일관성도 높였다.
행정 부담 경감 차원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기준 및 시험방법의 실질적 변경 없이 공정서 일반시험법의 명칭만 바뀌는 경우, 기존에는 변경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연차보고만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 희귀의약품, 복수규격 인정 문 열려
이번 개정안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화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주성분 복수규격 인정 범위 확대다. 희귀의약품은 그간 원료의약품 등록(DMF) 대상에서 제외돼 복수규격 인정을 받을 수 없었다. 개정안은 DMF에 준하는 품질자료를 제출하면 복수규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의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에 숨통을 틔워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생약 기반 연구개발(R&D)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성의약품으로 치료 한계가 뚜렷한 희귀·난치성 질환 영역에서 천연물 및 생약 기반 의약품 연구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글로벌 천연물 시장 성장과 맞닿은 규제 선진화
이번 개정은 글로벌 생약·천연물 의약품 시장의 성장세와도 맞물린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생약·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077억 달러(약 143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2033년까지 연평균 7.9%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2025년 기준 약 35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4년까지 약 209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전통의학 전략 2025~2034'를 통해 전통·보완·통합 의학이 각국 보건의료 시스템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합되려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규제 메커니즘과 품질 표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식약처의 이번 개정안은 이런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현실화될수록 글로벌 천연물 신약 개발사나 생약 기반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질 수 있다. 동등성 입증 부담이 줄어들면 시럽제, 액상 추출물 등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보다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출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개정안 전문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mfds.go.kr) 입법·행정예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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