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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헬스케어 AI 시장 공략 신호탄 말라리아·자궁경부암 진단 '15분 완성'

국내 의료 AI 스타트업 노을이 아랍에미리트(UAE)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와 AI 진단 플랫폼 'miLab(마이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miLab은 말라리아, 혈액 분석, 자궁경부암 진단 등 3가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노을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중동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miLab의 핵심 경쟁력은 혈액 검체 준비(염색)부터 디지털 스캐닝, AI 분석까지 전 과정을 15분 이내에 전자동으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에 있다. 클라우드나 대형 인프라 없이 기기 자체에서 진단이 완결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일관된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임상 성능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기준 검사 기관인 랩콥(Labcorp) 평가에서 말라리아 진단 솔루션 'miLab MAL'은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100%를 기록했으며, 기존 현미경 검사 대비 저농도 감염 검출 능력이 월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보건 기관의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2024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가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miLab CER'은 로슈(Roche), 홀로직(Hologic)과 함께 '글로벌 Top 3 진단 제품'으로 권고됐다. 말라리아 솔루션에 대해서도 "가장 발전된 형태의 디지털 현미경 플랫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 역시 국제 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게재한 리뷰 논문에서 miLab을 "AI 기반 말라리아 진단의 대표적인 상용화 성공 사례"로 꼽았다. 수많은 AI 진단 기술이 임상 현장 적용 단계에서 벽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나온 평가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UAE, 중동 헬스케어 AI 시장의 관문
UAE는 이번 계약의 전략적 의미가 단순한 수출 계약 이상이다. UAE는 '국가 AI 전략 2031'을 앞세워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UAE 헬스케어 AI 시장은 2025년 약 1억 8,890만 달러에서 2033년 약 29억 3,500만 달러로 연평균 40.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을은 이번 계약을 통해 중동 최대 의료 네트워크 중 하나인 '아스터 DM 헬스케어(Aster DM Healthcare)' 산하 병원 등을 주요 공급 타깃으로 삼고 있다. UAE 전체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약 12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만큼 초기 거점 확보 여부가 중동 전역 확장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 중동·아프리카·중남미로 확장하는 글로벌 전략
UAE 계약은 노을의 더 큰 지역 확장 전략의 일부다. 노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등급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를 획득했고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로의 추가 진출도 추진 중이다. 중동과 함께 중남미 주요국에서도 제품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 등과는 이미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miLab의 정량적 기생충 밀도 분석 기능을 활용해 다수의 유럽계 글로벌 제약사와 말라리아 신약 임상 2상 등 후속 프로젝트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온디바이스 AI 진단 방식의 상용화가 글로벌 의료 시장의 구조 변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집중형 검사실에 의존하던 진단 패러다임이 '현장 중심의 분산형 AI 진단'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 시장일수록 온디바이스 방식의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자는 연간 약 2억 6,300만 명, 사망자는 약 60만 명에 달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 암 사망률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질환 모두 빠르고 정확한 조기 진단이 생존율에 직결되는 만큼, 노을의 기술이 겨냥하는 시장의 잠재 규모는 상당하다.
노을은 한국 정부의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돼 미국 FDA 승인 및 유럽·중동 진출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루닛, 뷰노와 함께 K-의료 AI의 글로벌 확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UAE 계약이 중동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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