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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구팀, T세포 기능 고갈 핵심 기전 규명…'네이처' 게재 CAR-T 제조 공정서 '보르테조밉' 활용…치료 효능 개선 기대

스위스 연구진이 암세포 공격의 주역인 T세포가 종양 환경에서 기능이 소진되는 핵심 분자 기전을 규명하고, 기존 허가된 약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중국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온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대학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T세포 기능 고갈은 CAR-T 등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주요 장애물로 꼽혀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T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세포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단백질 분해효소 복합체인 '프로테아좀'을 활성화한다.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방출된 '헴(haem)' 분자가 신호 전달자 역할을 해 T세포의 기능 고갈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방출된 헴은 세포핵으로 이동해 전사 인자 'BACH2'를 파괴한다. 이는 T세포의 최종 분화를 유도하는 또 다른 전사 인자 'BLIMP1'의 억제를 풀어, 결국 T세포를 기능이 고갈된 상태로 만든다.
연구팀은 실제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데이터에서 CAR-T 세포의 프로테아좀 활성이 높을수록 치료 효과가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프로테아좀 활성이 CAR-T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해결책도 제시했다. CAR-T 세포 제조 과정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인 프로테아좀 억제제 '보르테조밉(bortezomib)'을 저용량으로 잠시 처리하자, 헴 신호 전달 경로가 억제되며 T세포의 기능 고갈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보르테조밉을 처리한 T세포는 기능 고갈 관련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고, 장기 생존에 유리한 기억 T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후성유전학적 재편성(리프로그래밍)이 촉진됐다. 이는 간단한 공정 개선만으로 CAR-T 세포의 지속성과 항암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T세포 기능 고갈의 분자 스위치를 발견하고 이를 차단할 방법을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CAR-T, TCR-T 등 입양 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최적의 약물 농도와 처리 시간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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