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한독은 '약을 팔아서',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을 빌려줘서' 8월 미국 FDA 문턱 앞에 선 '토베시미그'

담도암 치료 신약 '토베시미그'가 8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첫 협의를 앞두고 있다. 이 약을 함께 개발해온 두 회사, 한독과 에이비엘바이오가 여기서 얻게 될 이익의 형태는 정반대다.
담도암은 쓸개와 간을 잇는 담관에 생기는 암이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첫 치료가 실패하면 마땅한 다음 약이 없어, 새 치료제가 절실한 분야다. 실제로 진단 후 5년간 살아남는 비율이 29.4%에 그쳐 전체 암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먼저 두 회사의 역할을 정리하면 이렇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약의 원천기술을 만든 회사다. 2018년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한국을 뺀 전 세계 개발·판매 권리를 넘겼다. 반면 한독은 국내에서 이 약을 팔 수 있는 권리(한국 판권)를 갖고 있고, 국내 임상시험을 맡아왔다. 쉽게 말해 에이비엘바이오는 '약의 설계도'를 만들어 넘긴 회사, 한독은 그 약을 '한국에서 파는' 회사인 셈이다.
이 약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새로 생기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암도 자라려면 피(혈관)가 필요한데, 그 혈관이 만들어지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 암의 성장을 억누른다.
시험 성적표는 항목마다 갈렸다. 약을 쓴 환자 중 종양이 실제로 줄어든 비율은 17.1%로, 기존 치료만 받은 환자(5.3%)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암이 더 나빠지지 않고 버틴 기간도 더 길었다. 다만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를 보는 생존기간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여기엔 시험 설계상의 사정이 있었다. 비교를 위해 이 약을 안 쓰기로 한 환자 그룹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병이 나빠지자 도중에 이 약으로 갈아탔다. 그 환자들도 오래 살게 되면서 두 그룹 간 생존 차이가 좁혀진 것이다. 실제로 뒤늦게 약을 쓴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두 배 넘게 오래 살았다.
이 약은 이미 2024년 미국에서 개발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파트너사 컴퍼스는 8월 초 FDA와 만난 뒤, 올해 4분기에 정식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허가가 나면 두 회사가 손에 쥐는 것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약을 직접 팔지 않는다. 대신 기술을 넘긴 대가로, 개발이 단계별로 진전될 때마다 받는 돈과 나중에 약이 팔리면 매출의 일정 비율을 받는 '기술료'를 챙긴다. 한독은 한국에서 약을 직접 팔아 매출을 낸다. 글로벌 시험 결과를 국내 허가 자료로도 쓸 계획이다.
두 회사의 평소 돈 버는 방식 자체가 이렇게 다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신약 기술을 개발해 다른 회사에 넘기는 것이 주업이다. 2025년 매출은 7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7.6% 늘었지만, 여전히 40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 대부분이 기술료라 큰 계약이 성사되는 해와 그렇지 않은 해의 실적 차이가 크다. 지난해에는 GSK, 릴리 같은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한독은 약을 만들어 파는 전통적인 제약회사다.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이 5013억원 수준으로 탄탄한 판매 기반을 갖췄다.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를 중심으로 한 당뇨 사업에서만 연간 1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고혈압·희귀질환 약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그렇다면 두 회사는 왜 이 신약에 주목할까. 한독에게 토베시미그는 '남의 약을 들여와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보유한 항암 신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독은 잘 팔던 희귀질환 치료제의 판권을 다른 회사에 뺏기고, 주력 당뇨약도 복제약 경쟁에 시달려왔다. 자체 항암 신약은 이런 약점을 메울 카드다.
에이비엘바이오에게는 이 약이 '첫 상업화 제품'이 될 수 있다. 이 회사는 개발 중인 신약 후보를 8개나 갖고 있지만, 아직 시판 허가를 받아 팔고 있는 약은 하나도 없다. 토베시미그가 허가를 받으면 회사의 기술력이 실제 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처음 증명하게 된다.
같은 약을 나눠 가졌지만 짊어진 위험의 무게는 다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여러 대형 계약을 확보해둔 덕에 이 약 하나에 회사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반면 한독은 국내 판매라는 한 길에 성과가 더 직접적으로 걸려 있다. 8월 FDA 협의와 4분기 허가 신청 결과가 두 회사에 각각 어떤 답을 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FDA, 카프리코 세포치료제 심사 석 달 연장∙∙∙ 11월 최종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