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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 자체 생성 APOE4가 '진범'…기존 학설 뒤집어 핵심 매개분자 'Nell2' 발견…조기 진단·치료 새 타깃 부상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보유한 알츠하이머병 최대 유전 위험인자 'APOE4'의 구체적인 발병 기전이 밝혀지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9일(현지시간) 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APOE4 유전자가 신경세포 자체에서 발현돼 뇌 신경망의 과흥분성을 유도하는 과정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 APOE4 유전자를 가진 5~10개월령의 젊은 쥐에서 이미 기억 중추인 해마체 특정 영역(CA3, 치상회)의 신경망이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실제 인지 저하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의 변화로, 이 시기 쥐들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정상 쥐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초기 신경망의 과흥분성이 노년기 인지 저하의 심각도를 예측하는 '조기 경보'임을 확인했다. 젊을 때 신경세포의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잦았던 쥐일수록 늙어서 학습 및 기억 능력이 더 크게 떨어졌다.
APOE4는 해마체 내 신경세포의 크기를 더 작게 만들었다. 신경과학에서 세포의 크기가 작을수록 전기적 저항이 높아져 더 쉽게 활성화되는데, 이것이 신경망 과흥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APOE4가 신경세포의 노화 과정을 가속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한 기존 학설을 뒤집었다. 과거 학계는 뇌의 지지세포인 별아교세포에서 생성된 APOE4가 주된 원인이라고 봤다. 하지만 연구팀은 신경세포에서 APOE4 유전자를 제거하자 과흥분성과 세포 위축 현상이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별아교세포의 APOE4를 제거했을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신경세포가 스스로 만든 APOE4가 '진범'이었던 것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단일핵 RNA 시퀀싱(snRNA-seq) 분석을 통해 APOE4가 '넬2(Nell2)'라는 특정 분자의 발현을 비정상적으로 높여 신경세포 과흥분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 간섭(CRISPRi) 기술로 넬2의 발현을 억제하자, APOE4를 가진 쥐의 신경세포 크기와 흥분성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 내 APOE4 발현 → 넬2 발현 증가 → 신경세포 위축 및 과흥분 → 초기 신경망 이상 → 노년기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알츠하이머병의 전체 발병 경로를 명확히 제시했다. 이는 APOE4로 인한 초기 뇌 손상이 되돌릴 수 있음을 시사하며, 넬2는 새로운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및 치료제 개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 책임자인 야동 황(Yadong Huang)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학계의 오랜 가설을 뒤집고 신경세포 자체에서 생성되는 APOE4가 문제의 시작점임을 명확히 했다"며 "APOE4 보유자들의 알츠하이머병 조기 예방 및 치료 전략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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