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환자 유래 뇌 신경망 모델서 '흥분/억제 불균형' 최초 확인 과잉 활성화된 글루탐산 시냅스, 새 치료 표적으로 부상

호주 연구진이 '소아 치매'로 불리는 산필리포 증후군의 핵심 병리 기전을 규명, 신경세포 자체의 문제보다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 수준에서 흥분성 신호가 과도해지는 것이 원인임을 밝혀냈다.
9일(현지시간) 호주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희귀 유전질환으로, 아동의 인지·운동·언어 능력이 점차 퇴화해 10대 후반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현재까지 질병의 진행을 막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산필리포 증후군 A형 환자 5명과 건강한 대조군 5명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만들었다. 이후 이를 대뇌 피질 신경망으로 분화시켜 최대 120일간 배양하며 질병 모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환자 유래 신경세포는 기본적인 전기 신호 발생 능력이나 형태 면에서 건강한 세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 부위인 시냅스 수준에서 발생했다.
환자 유래 신경망에서는 배양 30일 차부터 흥분성 시냅스(PSD95 표지)의 밀도가 현저히 높고, 억제성 시냅스(게피린 표지) 밀도는 오히려 낮았다. 배양 90일이 지나자 흥분성 신호의 빈도와 강도가 모두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신경망 전체가 '과흥분'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에서도 환자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글루탐산성 시냅스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NLGN1, SHANK2 등)의 발현이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전기생리학적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소견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시냅스 불균형이 산필리포 증후군 환자들이 인지 저하 전 보이는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등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뇌가 지속적인 과흥분 상태에 놓여 결국 신경세포가 사멸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 세포 모델에서 소아 치매의 핵심 병리 기전이 '시냅스 과흥분'임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과도한 흥분성 신호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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