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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최대 5개 타겟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 확보…계약금액 비공개 기존 ADC에 면역 조절 기능 더한 차세대 모달리티 시도…임상·허가 성패에 수익 좌우

에이비온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LCB)가 9월 30일 각자의 핵심 기술을 결합한 'iADC(면역사이토카인-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의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온이 보유한 인터페론 베타 변이체(IFN-β 뮤테인) 기반 면역사이토카인-항체에 리가켐바이오의 독자 ADC 플랫폼(링커·페이로드)을 접목하는 구조다. 리가켐바이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최대 5개 암 관련 표적(타겟)을 지정해 iADC를 독점적으로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에이비온은 같은 날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를 통해 계약 사실을 알리면서, 구체적인 계약금액은 비공개 조항에 따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계약금액이 에이비온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대비 10% 이상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계약 대가는 독점적 타겟 지정권에 대한 계약금, 선급금과 연구 마일스톤으로 구성된 공동연구 대가, 타겟별 마일스톤, 순매출액 기반 로열티로 나뉜다.
iADC는 기존 ADC와 무엇이 다른가
항체약물접합체(ADC)는 항체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인식해 결합한 뒤, 링커로 연결된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암세포 내부에 전달하는 방식의 항암제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개발 경쟁이 치열하지만, 내성 발생과 정상 조직에 대한 독성이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iADC는 이 구조에 면역사이토카인의 면역 세포 조절 기능을 추가한 형태다. 에이비온이 개발한 IFN-β 뮤테인 기반 면역사이토카인-항체가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고, 여기에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이 세포독성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이중 기전을 노린다. 기존 ADC가 약물 전달에 집중했다면, iADC는 면역 활성화와 약물 전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모달리티를 지향하는 셈이다.
다만 이 개념이 실제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사례는 아직 없다. 두 기술의 결합이 이론적으로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면역사이토카인과 세포독성 페이로드가 동시에 작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독성 프로파일이나 약동학적 복잡성은 전임상 및 임상 단계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다.
리가켐바이오가 확보한 권리의 범위와 한계
이번 계약에서 리가켐바이오는 최대 5개 타겟을 지정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으며, 이 권리는 계약 체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계약 지역은 전 세계이고, 계약 기간은 마지막 제품의 로열티 지급 기간 만료 시까지다. 로열티는 제품별·국가별로 최초 상업 판매일부터 10년, 또는 해당 국가에서 제품을 보호하는 기술 특허의 유효 청구항 만료일 중 늦은 시점까지 지급된다.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자사의 ADC 플랫폼 적용 범위를 면역사이토카인 분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 기존에 리가켐바이오가 추진해온 ADC 파이프라인과 별도로, iADC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후보물질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반면 에이비온에는 제3자 기술이전 시 리가켐바이오에 먼저 통지하고 우선 협상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다. 에이비온이 글로벌 제약사 등 제3자에게 iADC 관련 기술을 이전해 수익이 발생하면, 사전에 정한 비율로 리가켐바이오에 배분해야 한다. 에이비온의 독자적 기술이전 재량이 일정 부분 제약되는 구조다.
계약금액 비공개, 수익 인식까지는 긴 여정
이번 계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구체적인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이비온은 공시에서 계약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의 10% 이상이라고만 밝혔다. 에이비온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바이오 벤처인 만큼, 매출액 대비 비율만으로는 계약의 절대적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에이비온 스스로도 이번 계약이 조건부 계약임을 명시했다. 수익 인식은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지며, 규제기관의 연구·개발 중단 결정이나 품목허가 실패 시 계약 자체가 해지될 수 있다. 즉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실제로 발생하려면 전임상에서 임상, 허가까지의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다만 계약 대가와 타겟별 마일스톤·로열티는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반환 의무가 없다. 공동연구 대가의 경우에도 조기 종료 시 실제 발생한 연구비를 정산한 뒤 미사용 잔여금만 반환하는 구조여서, 에이비온 입장에서는 초기 계약금과 연구비 수취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다.
양사의 전략적 계산과 남은 변수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ADC 시장에서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 시젠(Seagen, 현 화이자)의 애드세트리스 등과 경쟁하면서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 과제였고, iADC는 그 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에이비온은 IFN-β 뮤테인 기반 면역사이토카인이라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단독으로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까지 추진하기에는 자금과 개발 역량의 제약이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과 개발·상업화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를 수취하는 구조는 에이비온에 현실적인 선택지다.
그러나 iADC가 실제 치료제로 개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iADC의 전임상 데이터나 후보물질 선정 단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5개 타겟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 체결 자체가 곧 임상 진입이나 제품 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공동연구 결과에 따라 실제 개발 착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업계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되는 iADC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가 임상 진입을 뒷받침할 수준인지 여부다. 둘째, 리가켐바이오가 5개 타겟 중 실제로 몇 개를 지정하고 개발에 착수하는지다. 셋째, 에이비온이 제3자 기술이전을 추진할 경우 리가켐바이오와의 우선 협상 조건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다. 계약의 실질적 가치는 이들 변수가 구체화되는 시점에서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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