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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세 번째 퇴짜, 문제는 약이 아니라 중국 공장 하한가 직행에 계열사도 동반 급락

HLB 주가가 2026년 7월14일 오전 2만5100원까지 떨어졌다. 2024년 고점 12만9000원과 비교하면 80.62% 낮은 수준이다.
방아쇠는 미국 규제당국의 통보였다.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현지시간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10일 공시했다.
CRL은 '지금 이 상태로는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뜻의 공식 문서다. 완전한 거절은 아니고 지적된 부분을 고쳐서 다시 내라는 통보에 가깝다. HLB에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24년 5월과 2025년 3월에도 같은 서한을 받았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주가는 공시 직후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HLB제약은 26.49% 하락한 6300원, HLB생명과학은 25.87% 내린 1653원을 기록하며 계열사도 함께 무너졌다.
차트는 지지선이 모두 무너진 모습을 보여준다. 월봉 기준 2만5100원은 5·20·60·120개월 이동평균선을 전부 아래로 뚫고 내려온 자리다. 이동평균선은 일정 기간의 평균 매수 가격을 뜻하는데 이를 모두 이탈했다는 것은 과거 어느 시점에 산 투자자든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위쪽에는 부담이 쌓여 있다. 2024년 급등 구간에서 형성된 매물대가 두텁게 걸려 있는 구조다. 주가가 반등하면 그 가격대에 물린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자리다.
거래는 크게 늘었다. 7월14일 오전 9시51분 기준 거래량은 79만9367주, 거래대금은 200억3800만원이다. 시가총액은 3조3300억원으로 코스닥 2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지표는 여전히 적자다. 주당순이익(EPS)은 -1473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산출되지 않는다. 주당순자산(BPS)은 3123원으로 현재 주가는 회사가 보유한 순자산 가치의 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고가는 6만9200원, 최저가는 2만4250원이다.
이번 CRL의 핵심은 약효가 아니다. FDA는 리보세라닙 허가 서류에 등재된 중국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실사에서 지적사항이 나왔고 'Form 483'을 발부했다고 통보했다. cGMP는 의약품을 일정한 품질로 안전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는 국제 기준이고 Form 483은 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적어 건네는 문서다.
FDA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 해당 공장의 지적사항이 해소되고 cGMP 준수가 확인될 때까지는 승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된 뒤에도 필요하면 사전승인실사(PAI)를 다시 실시할 수 있으며 두 실사 모두 통과해야 허가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사는 임상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건 엘레바 대표는 "이번 CRL에는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 데이터에 대한 지적 또는 추가 임상시험 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재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HLB 측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사가 허가 심사용 PAI가 아니라 항서제약 제조소에 대한 일반 cGMP 실사로 진행돼 Form 483 발부 사실을 공유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제조소는 2018년 이후 약 8년 만에 실사를 받았고 이전 5차례 정기 실사에서는 4차례 '조치 불필요'(NAI), 1차례 '자발적 개선 권고'(VAI) 판정을 받은 곳이다.
CRL을 받았다고 신약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FDA가 2025년 7월 공개한 CRL 202건은 모두 2020~2024년 사이 보완을 거쳐 최종 시판허가에 성공한 품목들의 문서였다.
국내 기업 사례도 이 목록에 들어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휴젤이 받은 CRL이 포함됐고 이들 모두 보완 후 허가를 받아냈다. 애초에 FDA가 공개한 202건 자체가 '결국 승인된 사례'만 추린 목록이었다.
공장 문제로 막혔다가 풀린 전례도 있다. 미국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의 코시벨리맙은 위탁생산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 공정과 데이터 신뢰성이 지적돼 허가가 보류됐지만 한 차례 CRL 이후 2024년 12월 승인을 받았다. 다만 HLB는 앞선 두 차례 CRL도 같은 사유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결국 열쇠는 남의 공장에 있다. 세 차례 CRL 모두 약물 자체가 아니라 병용 약물인 캄렐리주맙을 만드는 항서제약의 제조·품질관리(CMC) 문제에서 비롯됐다. 엘레바는 항서제약에 Form 483과 답변 자료, 보완 완료 예상 시점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HLB는 조직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2026년 1월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그룹 바이오 부문 총괄 회장으로 영입했고 HLB사이언스 흡수합병을 포함한 그룹 재편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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