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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창경, 11개 K-바이오와 스웨덴 오픈이노베이션 현장으로... 연구·GMP·임상 인프라 연계해 유럽 진출 활로 모색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북유럽 바이오 생태계와 한국을 연결해 침체된 바이오 업계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오소재 등 11개 분야 혁신기술 보유 초기기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구성해 9월 8~11일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과 예테보리(Gothenburg)를 방문, 북유럽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NLS(Nordic Life Science) days에 참가하고 현지 바이오 클러스터를 방문해 협업 기회를 논의했다. 중소벤처중기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투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번째 방문이다.
필자는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해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문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회요인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관련기업 IR Book 링크 참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전체, 세포바이오, 바이오디자인랩, 메타레졸틱스, 온코인사이트, 데이츠바이오, 라이플렉스사이언스, 리코드, 마이크로유니, 모티폼, 온코랩, 이뮤즈테라퓨틱스)

[바이오북미디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단이 CCRM Nordic과 Nobel Forum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NLS Days 2026 ‘Small but impact event’
스웨덴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수도 스톡홀름 공항까지 7404km 떨어져 있는 먼 나라다. 의료비가 거의 무료인 복지국가이며 세계 최초로 다이나마이트를 개발한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노벨이 제정한 노벨상 수여식이 열리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볼보 자동차, 통신회사 에릭슨 등의 글로벌 기업들도 친숙한 스웨덴 기업이다.
그러나 주력산업의 쇠퇴, 이민자 정책 실패 등의 요인으로 경제침체를 겪으며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2.4%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들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스웨덴은 첨단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그들의 성장전략 키워드는 해외 파트너들과의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기업 육성이다.
지난 9월 8~9일 스톡홀름 키스타마산(Kistamässan) 전시장에서 열린 NLS days는 우리에게 생소한 전시회다. BIO US, BIO Europe과 같은 유명 컨퍼런스도 아닌 북유럽 지역 모임에 과연 우리 기업들이 기대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자못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현장에서 모두 풀렸다. 충북창경이 설치한 한국부스에는 현지 제약회사와 스타트업을 비롯해 CRO, 지역 클러스터 관계자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들은 한국 바이오 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BIO US와 같은 대형 전시행사에 설치한 한국관 부스의 한산한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현장 사진 삽입)

[바이오북미디어] NLS days 한국관에 다양한 해외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파트너링 세션에서 만난 다양한 관계자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필자가 운영중인 바이오북의 사전 스케줄링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링 요청을 받은 건수는 34개, 이 가운데 중요도를 따져 11개 기업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틀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다른 일정까지 겹쳐 모든 미팅을 다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파트너링 미팅 대상은 다양했다. 파스퇴르 연구소,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벤처를 비롯해 지역 클러스터, 투자회사, 정보 플랫폼기업, CRO, CDMO 등이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매우 진지했다. 구체적인 협업내용이 논의됐고 후속 화상미팅을 잡았다. 바이오북의 한국 생명과학 스타트업 기업정보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링 기회를 발굴하거나 고객개발을 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파트너링 미팅을 기다리는 동안 짬짬이 시간을 내 한국 부스에 머물며 약 20여개 기업들과 면담을 가졌다. 2일간 총 30여개 기업을 만난 셈이다.
두 나라가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그 거리감이 서로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NLS Days 2026 주최측에 따르면 총 40개국, 1,500여명이 참여했으며 파트너링 미팅 건수는 3,500건에 달했다.
유사한 국제 대형 전시회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우리 기업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만남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스웨덴 바이오 클러스터, ‘국가 주도 개방형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사례’
대표단은 10일 스웨덴 국가 생명과학 연구 인프라인 SciLifeLab을 방문했다. 스웨덴 주요 4개 대학인 Karolinska Institute,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Stockholm University, Uppsala University가 2010년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분자생물학 분야에 집중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인간 단백질 아틀라스(Human Protein Atlas)’를 예로 들 수 있다. 항체 기반 이미징, 질량분석 기반 프로테오믹스, 전사체학, 시스템 생물학 등 다양한 오믹스 기술을 통합해 세포, 조직, 장기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 단백질 지도를 만다는 것이 목표다. 대표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설비는 초고해상도 STED(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현미경과 초고속 볼륨 이미징 장비였다. STED 현미경은 자극 방출을 이용해 형광을 나노 스케일 영역으로 제한해 회절 한계 이상의 분해능을 달성하는 초해상도 이미징 기술이다.
SciLifeLab 방문 중 이미징 분야의 대가를 만나는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응용물리학과의 실험생물 물리학 교수이자 스웨덴 국가 현미경 인프라를 총괄하는 세계적인 석학인 얄마르 부리스마르(Hjalmar Brismar) 교수와 면담하고 주요 장비와 실험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실험실 사진 첨부)

[바이오북미디어] 생물물리학 분야 대가인 얄마르 부리스마르 교수가 연구실에서 초고해상도 이미지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대표단 일원인 리코드 문지숙 대표가 초청연사로 나온 브리스마르 교수에게 즉석에서 대면 미팅 요청 메일을 보내는 센스를 발휘해 이뤄진 기회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설비는 50~200나노미터(nm) 단위의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개별입자 단위까지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이었다.
세포외 소포체는 세포가 방출하는 지질 이중막 구조물로, 단백질, 핵산, 지질, 대사산물 등 생물학적 활성 물질을 담아 세포 간 통신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이들은 생리적 과정뿐 아니라 질병
상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진단용 바이오 마커나 약물 전달체로 연구되고 있다.
문지숙 대표 “일반 광학 현미경은 세포외소포 개별입자 단위로 무엇이 실려 있는지 어려워 난제로 남아 있었다”며 “국내 기업들이 대량 분리 생산 기술에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특성분석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SciLifeLab은 학계와 산업계의 과학자들에게 시설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개방형 지원기관이다. 정부와 학계, 기업까지 합심해 이룩한 과학적 성과와 시설을 일반 연구자들과 공유해 국가 산업발전을 주도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시현하고 있는 것이다. 브리스마르 교수는 “외부인들에게 장비를 사용하게 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궁금증을 같이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GoCo Health Innovation City-CCRM Nordic ‘산학연병’ 협력체계 성공 방정식 제시’
대표단은 10일 오후 북유럽 반도를 가로지르는 횡단 열차편으로 스웨덴 2대 도시인 예테보리(Gothenburg)로 향했다. 7시간의 시차와 연일 계속된 파트너링, 주요 시설 방문으로 피로감이 몰려왔다. 11일 오전부터 다시 강행군이 시작됐다. 첫 방문지는 예테보리의 GoCo Innovation city, 이곳은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형 제약회사를 포함해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 주요 연구소, 병원 등이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네트워킹 이벤트와 세미나가 열리는 곳이다. 연구개발에서부터 GMP 제조, 병원 임상으로 연결되는 가치사슬이 연결돼 있다. 기업이 공정개발부터 임상시험용 물질생산까지 한 곳에서 모두 가능하다. 약 100 여개의 기업이 이 클러스터를 통해 창업에 성공했고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 학교, 연구기관, 병원 4대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클러스터 운영주체인 CCRM(Centre for Commercialization of Regenerative Medicine)은 비영리 기관으로 충북창경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성과 & 의미
이번 스웨덴 방문은 우리 바이오 기업들이 필요한 연구개발 리소스와 시장 진출 기회요인을 포착하는 계기가 됐다.
신경관 유래 줄기세포(NT-SCs) 기반 다계통 위축증(MSA) 세포치료제와 세포외소포체(EV) 기반 소재를 개발하는 리코드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을 표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희귀의약품 개발 추세에 맞춰 현지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리코드 문 대표는 “CCRM Nordic과의 갭 분석 및 제조협력을 비롯해 SciLifeLab, 현지 대학교와 EV 특성분석 공동연구를 순차적으로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인체줄기 세포배양액, 새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세포바이오는 스웨덴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에 가로막혀 사실상 임상진행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연구 인프라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유럽기준(EU GMP)를 그대로 인정받게 돼 시장진출에 유리해진다. 스웨덴 측에서도 협력을 통한 상생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CCRM의 이노베이션 파트너십&보조금 담당인 다피니 힝거트 알드리지(Daphne Hingert Aldrige, Innovation Partnerships & Grant Manager)는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외부와 협력해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독보적인 기술과 우리의 연구 인프라가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의 성과는 수출상담 실적과 같은 형식적인 지표로 표현할 수 없는 협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한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기업이 고가의 분석 장비와 EU 기준 GMP 시설을 모두 갖추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대신 스웨덴 국가 비영리 기관이 구축한 공용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바이오북 Comment
첫째, 파트너링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접촉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Consistency’가 중요하다. 충북창경의 지속적인 북유럽과의 네트워킹 노력처럼 업계 전반적으로 파트너링의 지속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형균 충북창경 대표는 “한-노르딕 협력은 단순한 기술홍보나 일회성 교류행사를 넘어, 한국의 혁신적인 기초 과학이 북유럽의 든든한 상호보완적 인프라를 거쳐 글로벌 신약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이고 반복 가능한 차세대 산업 협력의 표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 오픈이노베이션 실행력이다. 나의 문을 먼저 열고 남을 맞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협력이 가능하다. 스웨덴의 문은 우리에게 활짝 열려 있다. 본격적인 파트너쉽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 보자.
셋째, 유럽의 연구과제 보조금을 활용해 보자.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Euro star’, ‘Horizon Europe’이 있다. 특히 한국이 Horizon Europe 수혜국가에 공식적으로 포함돼 한국기업 및 대학이 유럽기관과 동일한 자격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홍순재 칼럼리스트
soonjae.hong@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