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美 연구진, mRNA 서열 응집 회피 진화 확인 mRNA 백신·RNA 치료제 설계 지침 제시

유전자 서열의 중복성이 세포 안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이 서로 들러붙어 응집하는 현상을 막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는 앙쿠르 자인 연구원과 마르코 토디스코 박사후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과학 전문 매체 애저라이프사이언스가 이 내용을 보도했다.
m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 기관으로 전달하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RNA 분자는 서로 쉽게 결합해 뭉치는 성질을 지닌다.
세포 안에는 수천 개의 mRNA가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지만, 물리적 성질상 일어날 법한 대규모 응집은 정상적으로는 관찰되지 않는다. RNA가 뭉치면 단백질 합성에 쓰이지 못하고, 큰 응집체는 세포에 독성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대장균을 대상으로 세포 내 농도와 유사한 조건에서 mRNA 분자의 움직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RNA의 물리화학적 성질만으로는 분자가 응집해야 하며, 특히 긴 mRNA일수록 뭉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장균에서 mRNA를 정제해 실험한 결과 단백질 등 주변 성분이 없으면 실제로 응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RNA 염기서열 분석에서도 응집체에 포함된 mRNA의 특성이 시뮬레이션 예측과 일치했다.
연구진은 해답의 일부가 유전자 서열 자체에 있다고 봤다. DNA는 3개의 염기로 이뤄진 코돈으로 아미노산을 지정하는데, 대부분의 아미노산은 여러 코돈으로 암호화될 수 있다. 즉 같은 단백질을 만드는 서로 다른 mRNA 서열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RNA 서열만 바꾼 대체 버전을 컴퓨터로 만들어 자연 상태의 대장균 mRNA와 비교했다. 그 결과 자연 서열이 서로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자연 mRNA는 스스로 접히며 들러붙기 쉬운 부분을 노출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인간의 풍부한 mRNA에서도 비슷한 특징을 확인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인간 RNA 서열 역시 대체 서열보다 응집 가능성이 낮았다.
자인 연구원은 "서열은 기능성 단백질을 암호화하기 위해서만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덜 들러붙는 mRNA를 만들기 위한 추가 제약이 있다"며 "이번 발견은 mRNA 백신과 기타 RNA 치료제의 서열 설계에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연 mRNA 서열도 정제하면 여전히 쉽게 뭉치는 만큼, 건강한 세포 안에서 응집이 일어나지 않는 데는 단백질 등 다른 세포 성분이 추가 보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