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인디애나대, 편모 형성과 세포벽 유지 연결고리 규명 PBP1 단백질 제거하자 세균 대량 사멸

세균이 이동에 쓰는 꼬리를 만들 때 세포벽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이를 완화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나는 가운데 새로운 감염병 치료 전략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인디애나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과 대니얼 컨스 교수 연구팀은 세균의 편모 형성 과정에서 세포벽이 손상되고 이를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캐롤라인 던과 케힌데 아데비이 연구원이 공동 주도해 무해한 토양 세균인 고초균(바실루스 서브틸리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대장균,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등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다수가 편모를 이용해 체내에서 이동하고 조직에 침투해 감염을 확산한다.
편모를 만들려면 세균은 여러 부품을 펩티도글리칸으로 이뤄진 세포벽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연구팀은 세포벽의 작은 틈을 복구하는 단백질 PBP1을 제거하면 편모가 들어갈 구멍이 더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PBP1이 없어지자 세균이 대량으로 죽기 시작했고, 사멸 시점은 편모 형성 시기와 정확히 일치했다. 던 연구원은 "PBP1을 제거하면 편모 조립이 덜 규제될 것으로 예상했지 치명적일 줄은 몰랐다"며 "편모가 만들어지자마자 세포가 터지는 것을 보고 이 분야에서 보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유전자 실험 결과 편모의 한 부품인 '훅'이 완성되면 세균 내부의 유전자 스위치가 작동해 세포벽을 분해하는 효소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해 작용은 편모가 제대로 자리 잡고 회전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손상을 일으키며, PBP1이 이를 즉시 복구해 세포벽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PBP1이 없으면 세포벽이 복구 속도보다 빠르게 무너져 세균이 터져 죽는다. 아데비이 연구원은 "이동 수단으로만 여겼던 구조가 실제로는 세균 세포 외피에 취약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편모 조립과 세포벽 유지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편모가 "정상적으로는 세포 생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를 만드는 세포에 독성이 될 수 있다"고 논문에 적었다. 이번 발견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독소를 주입하는 도구 등 세포벽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에도 유사한 위험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취약점을 표적으로 삼으면 세균이 이동하고 침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약물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