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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제 베네토클락스, SIV 잠복 저장고 축소 에모리대 연구진, 비인간 영장류서 개념 검증 성공

항암제 '베네토클락스'가 에이즈 바이러스의 잠복 저장고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등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7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진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백혈병 치료제로 승인된 베네토클락스가 원숭이면역결핍바이러스(SIV)의 저장고를 빠르고 지속적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SIV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바이러스다. HIV 감염자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지만, 휴면 상태의 감염 세포가 남아 치료를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한다.
베네토클락스는 세포 사멸을 막는 BCL-2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암세포가 이 단백질에 의존해 생존하는 것처럼, 잠복 감염된 면역세포도 같은 기전으로 장기간 살아남는다.
연구진은 원숭이를 감염시킨 뒤 14일째부터 ART를 시작하고, 베네토클락스를 단독 투여하거나 다른 약물과 병용하는 집단으로 나눠 294일간 관찰했다.
그 결과 베네토클락스를 투여한 집단은 혈액과 림프절의 온전한 SIV 저장고가 ART만 쓴 대조군보다 크게 줄었다. 10일간의 투여가 끝난 뒤에도 수개월간 감염 세포 수치가 낮게 유지됐다.
연구진은 잔존한 면역세포가 다른 항세포사멸 단백질의 발현을 높여 생존했다며, 베네토클락스 투여 기간을 늘리거나 다른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병용하면 제거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비인간 영장류 모델에서 베네토클락스의 저장고 축소 효과를 처음 입증한 개념 검증 연구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HIV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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