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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적혈구에 펩타이드 결합해 면역관용 유도 중대한 이상반응 없어…대규모 시험으로 검증 필요

적혈구를 활용해 면역체계를 '가르치는' 다발성경화증 치료법이 처음으로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4일(현지시간) 바이오온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대학 등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PNAS에 자가 적혈구 기반 항원특이적 내성요법의 개방표지·용량증량 1b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다발성경화증은 전 세계 약 300만 명이 앓는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으로, 20~40대에 주로 발병한다. 자가반응성 T림프구가 뇌와 척수의 수초를 잘못 공격해 시력 저하와 감각 상실, 사지 마비 등을 일으킨다.
기존 질병조절요법은 재발 빈도를 낮추지만 광범위한 면역억제 전략을 쓰기 때문에 장기 투여 시 감염과 악성종양 위험이 커진다. 연구진은 이 한계를 피하고자 수초염기성단백질 등 7개 면역우세 펩타이드를 환자 자신의 적혈구 표면에 화학적으로 결합해 다시 주입했다.
이렇게 변형된 적혈구는 노화 과정에서 간 쿠퍼세포와 비장 변연부 대식세포에 포획·분해되며,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대신 항원특이적 면역관용을 유도했다.
시험에는 재발완화형 또는 속발진행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수 명이 참여했다. 단회 투여 후 추적 관찰 결과 용량제한독성이나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대다수 환자의 확장장애상태척도 점수와 자기공명영상 병변 부담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신경축삭 손상 지표인 혈청 신경필라멘트경쇄 수치는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수치 하락이 뇌 조직 염증이 일부 억제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단일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에서는 투여 3개월 뒤 조절 표현형을 지닌 CD4+ 기억T세포가 클론 증식하고 염증성 효과세포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에는 인터루킨-10 수치가 올라가고 1형 조절T세포와 관용성 단핵구·형질세포양 수지상세포가 동원됐으며, 자가항원에 대한 T세포 증식 반응도 감소했다.
방사성동위원소 추적 결과 변형 적혈구는 주로 간과 비장에 분포했다. 이는 생쥐 모델 관찰 결과와 일치하며, 간과 비장이 면역관용 유도 미세환경으로 기능함을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1b상 시험의 일차 평가변수가 안전성과 내약성에 맞춰져 있어 임상 효능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단회 투여만으로 검출 가능한 면역조절 신호가 나타난 만큼, 장기적 임상 이익은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가면역질환은 전 세계 인구의 5% 이상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자가 세포를 내성 운반체로 쓰는 이 플랫폼 기술이 다발성경화증을 넘어 100여 종의 자가면역질환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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