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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서 배운 형태 표지자 위암·식도암에 그대로 이전 대장 선종 고위험군 무재발 23.7개월…저위험 42.5개월 초기 식도 병변 고위험군 100% 진행…저위험 95% 이상 무진행

H&E 염색 병리 슬라이드에서 세포 형태만으로 위장관 암과 전암 병변의 위험도를 가르는 인공지능(AI) 프레임워크가 나왔다. 대장암에서 배운 형태학적 특징을 위암·식도암에 그대로 옮겨도 예후를 구분해 냈다.
28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따르면 푸단대학교 부속 중산병원 왕빈 교수팀과 난징대학교 부속 구러우병원 왕레이 교수,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젠화 마오(Jian-Hua Mao)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위암·식도암과 대장 선종, 초기 식도 병변 등 9개 코호트에서 총 260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검증했다. 최종 확보한 13개 세포 형태학적 표지자(CMB) 조합은 소화기관을 가로질러 예후를 나눌 뿐 아니라 전암 병변과 초기 종양의 진행 위험도 평가에도 쓰일 수 있었다.
핵심은 '무감독 발견—조직 간 이전—전암 위험 관리—다중오믹스 해석'으로 이어지는 완결된 흐름이다. 먼저 대장암 병리 슬라이드에서 무감독 학습으로 형태학적 어휘를 자동 발견한 뒤, 고정된 CMB 사전을 재학습 없이 직장암·위암·식도암으로 그대로 옮기고 기관별 위험 기준치만 보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우선 TCGA 대장암 코호트를 발견 집단으로 삼아 H&E 전 슬라이드 이미지에서 무감독 CMB-ML 프레임워크로 128가지 세포 형태학적 표지자를 학습했다. 각 CMB는 세포핵 크기, 염색질 밀도, 핵 윤곽의 매끄러움, 핵 주변 배경 특징 등 15개 해석 가능한 형태학적 속성으로 구성된다.
128개 CMB 가운데 75개가 환자 예후와 유의미한 연관을 보였다. 이후 다변량 모델링으로 가장 대표적인 13개를 골라 CMB 위험 점수(CMBRS)와 고·중·저위험군(CMBRG)을 만들었다. 대장암 발견 코호트에서 CMBRS는 TNM 병기 등 임상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독립적인 예후 가치를 유지했다(위험비 HR=2.08, p=0.001).
더 주목할 점은 새 암종에서 모델을 다시 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장암에서 배운 CMB 사전을 직장암·위암·식도암에 직접 이전하고 기관별 기초 위험에 대한 기준치만 보정했다.
13-CMB 특징은 세 암종 모두에서 뚜렷한 예후 구분력을 보였다. 직장암 HR=4.414, 위암 HR=2.385, 식도암 HR=2.693으로 모두 p<0.0001이었다. 실제 진료 환경을 반영한 코호트에서도 대장암 307명과 위암 208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진행해 조직 간 이전 가능성과 재현성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의 임상적 가치는 말기 종양에서 확인한 고위험 형태학적 패턴을 전암 병변과 초기 병변 관리로 앞당겨 적용한 데 있다. 대장 선종 환자에서 CMBRG는 재발 위험을 구분했다. 저위험군의 중앙 무재발 생존기간은 42.5개월이었지만 고위험군은 23.7개월에 그쳤다. 나이·성별·병변 위치·선종 개수 등 임상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CMBRS는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었다.
이는 전통적인 병리 진단이 같거나 비슷한 환자 사이에서도 형태학적 위험 점수가 누구는 검사 간격을 늘리고 누구는 더 촘촘한 대장내시경 추적이 필요한지 가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초기 식도 병변에서는 위험 구분 차이가 더 뚜렷했다. 저위험 식도 염증 환자는 95% 이상이 진행하지 않았고 약 70%는 결국 정상 조직으로 회복됐다. 반면 고위험 염증 환자는 28명 전원(100%)이 병변 진행을 보였다. 저등급 상피내 종양(LGIN)에서도 저위험군은 아무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고위험군은 11명 전원(100%)이 진행했다.
이 결과는 '모두 같은 간격으로 추적하고 같은 방식으로 개입하는' 관리 모델을 더 개별화된 감시와 조기 개입 전략으로 바꿀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연구팀은 AI가 실제로 무엇을 봤는지 답하기 위해 bulk RNA 시퀀싱과 단일세포 RNA 시퀀싱, 다중 면역조직화학염색으로 CMB를 생물학적으로 해독했다. 13개 특징 중 11개가 세포 증식, DNA 복구, 면역 반응, 세포 연결, 세포골격, 세포외기질 등 명확한 생물학적 기능으로 연결됐다.
전향적으로 수집한 대장암 17개 검체에서는 단일세포 시퀀싱으로 10만6515개 세포를 분석해 11개 주요 세포군으로 나눴다. 일부 고위험 CMB는 근섬유모세포 축적과 광범위한 세포외기질 재형성과 연관됐고, 동시에 T세포가 종양 둥지로 들어가기 어려운 전형적인 '면역 배제·기질 장벽' 표현형을 보였다. 다른 CMB는 더 활발한 면역-기질 세포 상호작용에 대응했다.
따라서 CMB는 단순한 통계적 예후 지표가 아니라 종양 미세환경의 생물학적 상태를 담은 '형태학적 각인'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일상적인 H&E 병리 슬라이드에서 출발해 디지털 병리를 '지금 무엇인지 진단'하는 단계에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단계로 한 걸음 나아가게 했다.
H&E 슬라이드는 비용이 낮고 임상 적용 범위가 넓어 이런 해석 가능한 형태학적 표지자는 고비용 분자 검사를 보완하는 확장 가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후향적 다기관 코호트에 기반한 만큼 전향적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푸단대학교 부속 중산병원 왕빈, 난징대학교 부속 구러우병원 장청페이,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에이프릴 마오(April W. Mao), 난징대학교 부속 구러우병원 쑨치, 푸단대학교 부속 중산병원 루이쥔이 공동 제1저자다. 왕빈 교수와 왕레이 교수, 젠화 마오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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